“어라.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요?”
“내 마음이 따뜻해서 그래.”
“뭐라고요? 그렇다면 이건 씨 손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야 하는 거 아닌가?”
“뭐야?”
이건의 손을 잡고 화장대 스툴의자에 앉힌 시현은 그의 머리에 올려져 있는 수건을 걷어냈다. 그리고 드라이어를 잡고 흔들며 거울 속에 보이는 이건을 바라봤다.
“내가 해줄게요.”
거울을 통해 보이는 시현의 말간 웃음과 반짝이는 눈동자에 이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았다. 계속해서 시현의 모습 하나하나를 마음에 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눈이 시큰거릴 것 같았다.
“이건 씨가 어젯밤이 이렇게 내 머리카락을 말려 줄 때 정말 편했어요. 마치 하늘 위에 있는 구름 위에 둥실둥실 떠 있는 것처럼. 그 편안함을 이건 씨에게도 주고 싶었어요. 어때요? 편해요?”
따뜻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휘감았다. 젖은 머리카락 속을 스쳐 지나가는 시현의 부드러운 손길에 이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 됐다. 우와! 누구 남자인지 모르지만 진짜 멋있다. 여자 친구는 좋겠다.”
“왜, 부러워?”
시현의 장난스런 말에 이건이 눈을 뜨며 거울 속 시현에게 물었다. 시현은 드라이어를 내려놓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내 남자도 정말 멋있거든요. 그러니까 하나도 안 부러워요.”
“이제 그만 가자. 할 일이 있어.”
정서영
[작가 소개]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에
쑥스럽기만 하고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공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으나
그것이 버겁기만 하다.
지금까지 배운 것보다
앞으로 배울 것이 더 많으며
자신이 쓴 글이 만족스러운 것보다
불만족스러운 것들이 더 많기만 하다.
지난 시간동안 세 편의 종이책과 세 편의 이북을 선보였다.
현재 가슴에 품다 종이책 출간 준비 中, 지하의 하우스 이북 출간 준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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