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 정신을 잃은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은우는 아득해졌다. 어디를 다쳤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안아서 옮길 수도 없었다. 비는 점점 더 세게 퍼부었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녀는 비를 맞으며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은우는 양복 상의를 벗어 덮어주고 그녀의 손을 찾아 잡았다. 차가운 그녀의 손을 잡은 채 그렇게 은우는 그녀의 곁에서 고스란히 같이 비를 맞았다. “삐요, 삐요, 삐요…….”
은우는 빗속에서 정은을 차로 친다. 정신을 잃은 그녀는 좀처럼 깨어나지 않고 은우는 잠든 그녀를 지키며 조금씩 정은을 마음에 담는다. 하지만 깨어난 그녀는 그를 밀어내려고만 하고 사고 후유증으로 악몽과 공황증에 시달리는 정은을 은우는 무작정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오는데…….
2월 26일생. 물고기자리. 서울이 고향. 혈액형은 O형. 현재 도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나중에 시골에서 꽃을 기르고 싶은 독신주의자. 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 하고 올드 팝을 즐겨 듣는 잠꾸러기. 만화가 지망생이었던 스무 살의 꿈을 접고 로맨스 문턱을 넘은 서른…… 잔치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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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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