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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운 자들이 하나 둘 현관 객실로 모여들고 있었다. 검은 양복을 차려 입은 약탈자들은,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선 응접실과 위층의 식당과 도서실에 어떻게든지 몸을 구겨 넣으려 했다. 둥글게 휘어 돌아간 층계참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두들 삼삼오오 모여 앉아 홀짝홀짝 샴페인을 들이키다가 작은 소리에도 일제히 고개를 홱 돌리곤 했다. 하나같이 방심하지 않은 채 눈빛을 반짝이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혐오스럽고 정나미 떨어지는 표정의 이 사람들은 일가 친척들이었다. 헤븐즈마운드 백작의 친구들도 꽤 여럿 눈에 띄었다. 그들은 곧 벌어질 비극에 지지와 동정을 보이고자 와 있는 것이었다.
조금 있으면 축하연이 뒤따르리라.
아주 잠깐, 모두들 이 진지한 상황에 걸맞는 엄숙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자 애를 썼다. 하지만 술이 금세 그들의 의식을 느슨하게 풀어놓았다. ‘쨍’ 하고 부딪히는 크리스털 술잔 위로 이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일족의 가장이었던 여주인이 마침내 죽어가고 있었다. 작년에도 두 차례 사망 기미가 보여 비상소집이 있었지만 소동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에는 틀림없으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었다. 이젠 정말이지 넌더리가 날 지경이었다. 왜 아니겠는가. 예순이 넘은 노인네의 죽음이 가까이 다가올 듯 하다가 저만큼 물러서기를 반복하며 애를 태우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