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서는 남자 강수호.
일생일대의 적수를 만나다!
섹시한 여자의 화려한 몸짓에도 서지 않는 남자 수호의 앞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나타난 현의.
두 사람의 알콩달콩 상큼한 러브 스토리.
- 본문 중에서 -
이 손을 뻗어 저 얼굴을, 목덜미를, 그리고 가슴을 만지고 싶다. 그녀의 촉촉한 입술을 마음껏 유린하고, 봉긋이 솟아오른 가슴에 입 맞추고 싶다. 하얀 살결의 어느 부분도 빼놓지 않고 키스 자국으로 뒤덮고 싶다. 그리고 저 가늘고 긴 다리 사이에 이 몸을 깊숙이……….
자신도 모를 생각을 하며 잡아먹을 듯 타오르는 눈으로 현의를 응시하던 수호는 문득 낯선 감각을 느끼고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렸다. 수호의 눈에 보이는 건 자신의 검은색 정장 바지. 그리고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걸 주장하듯 빳빳하게 솟아오른 그것.
휘둥그레진 눈으로 자신의 물건을 응시하던 수호의 얄팍한 입술 사이로,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섰다….”
- 미리보기-
컵을 잡으려고 뻗은 손이 허공에서 멈춘 것 같았다. 손은 멈췄지만 컵은 계속 떨어져 결국 수호의 바지에 안에 담고 있던 짙은 갈색 커피를 토해내고 말았다.
수호의 회색 바지가 어둡게 물들어갔다. 현의는 컵을 잡으려는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뻣뻣하게 굳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수호의 바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런.”
난감한 듯 들려오는 수호의 낮은 음성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자, 살짝 찌푸린 수호의 얼굴이 보였다. 쌍꺼풀 없는 눈이 가늘게 일그러져 현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남의 아랫도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건 예의 없는 행동입니다.”
“헉!”
이 상황에서 아랫도리 운운하다니. 누구 들은 사람 없나 휙휙 주위를 둘러봤지만, 수호의 목소리가 워낙 작아서 들리지 않은 모양이다. 다들 딱하다는 표정으로 현의와 수호의 바지만 보고 있을 뿐이다.
“아, 미, 미, 미안해요.”
현의가 티슈를 뽑으며 사과했다.
“정말 미안해요. 뒤에 있는지 몰라서…… 정말 미안해요.”
티슈를 잔뜩 뽑아 수호의 다리에 묻은 커피를 닦기 시작했다.
‘큰일 났다. 이 바지 되게 비싸 보이는데. 어떻게 하지? 세탁 비 엄청나게 나오는 거 아냐? 물 안 빠진다고 바지 사내라고 하면 어떻게 해? 아니, 이 남자는 왜 남의 뒤에 바짝 붙어서 서 있고 야단이야? 사람 마음 심란해 죽겠구만.’
속으로 한껏 투덜대며 바지를 닦다가 문득 얇은 바지 저쪽에서 꿈틀대는 근육을 느꼈다.
단단하다. 이게 남자의 다리라는 건가? 군살도 하나 없고. 참 길기도 길다.
“야한데요, 그 포즈?”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들었는데, 수호가 빙긋 웃으며 현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수호의 검은 눈동자 가득 담긴 사내의 열망이 현의에게 느껴질 정도로, 수호는 시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순간, 자신이 얼마나 야한 포즈로 수호의 다리 아래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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