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하다고? 당신이? 말도 안 돼!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야. 당신에게선 빛이나. 마치 돌 틈에서 빛나는 보석처럼……. 당신 앞에서는 세상 만물이 모두 그 빛을 잃고 말아.”
붉어진 귓불에 뜨겁게 속삭이며 강혁은 주은을 당겨 안았다. 팔을 풀면 그녀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까 겁먹은 얼굴로 그녀를 안은 팔에 더욱 힘주었다.

시작하기 전에.



주은과 강혁은 저의 3번째 자식이자 네 번째로 내보내는 자식들입니다.
처음 넷상에 그들을 소개하던 밤, 함박눈이 펑펑 내렸었습니다. 밖은 온통 눈 세상인데 저는 그들과 함께 그린힐의 푸른 언덕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계절을 거스르며 기쁘게 연재했던 기억이 어제 일 같은데 벌써 2년 전, 12월의 일이네요. (웃음)
그린힐에서 사랑을(이후 그린힐)을 쓰게 된 계기는 23년 지기인 친구와의 전화통화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친구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잠시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꼬이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그런 가벼운 소설을 자신을 위해 써주면 안되겠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더군요. 어릴 적 독파하던 할리퀸에 나오던 멋진 구릿빛남자와 아름답고 천사 같은 여자를 등장시켜달라는 주문과 함께요.
흔쾌히 그러마하고 대답한 후, 만 하루 만에 시놉시스를 짜고 두 달 반 만에, 초스피드하게 연재를 마쳤었습니다. 당시 연재분은 한국판 할리퀸을 표방한 만큼 기존의 할리퀸 분량이었습니다. 그 후 살 입히는 작업을 두 번에 걸쳐 한 후, 지금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거듭 말씀드리기를 그린힐은 전형적이고도 초창기 할리퀸 적 성향이 강한 로맨스입니다.
심성 곱고 아름다운 그러나 번번이 당하기만 하는(?) 여자와 그녀를 지켜주는 멋진 왕자님, 그리고 여자를 괴롭히는 악의 무리(?)라 하기엔 참 많이 어설픈 악역들도 대거 등장합니다. (쓸 당시 그 옛날의 트렌디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의 박원숙, 박철 모자를 모델로 삼았었지요. 연상하며 읽으시면 좀 더 즐거우실 겁니다. 하하)
연재 당시 뻔하고 구태의연한 설정에 식상하신 분들께는 감히 피해가시라는 부탁을 건방지게도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그린힐은 그런 의도로 쓴 글이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가 그러했듯이, 머리가 무거우신 분, 사는 게 참 팍팍해서 어린 날 보던 동화가 생각나신 분들, 가벼운 마음으로, 거한 식사 후 달콤한 후식을 드시는 기분으로 풍광 좋은 그린힐로 놀러 오세요.


아름다운 그린힐 목장에서 일어나는 동화 같은 러브스토리, 사랑의 마법이 지금 당신 앞에 펼쳐집니다.


“내 하늘은 당신이에요. 감히 닿을 수 없이 높은 하늘. 너무 높이 있는 당신을 바라보며 난 늘 목이 아팠어요. 그래서 날개가 갖고 싶었어요. 당신에게 좀 더 가까이 날아오를 수 있는 그런 날개를. 그러면 당신이 날 찾지 않아도 내가 먼저 당신에게 날아갈 수도 있을 테니까. 그리고 오늘, 당신이 내게 그 날개를 달아줬어요.”
그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강혁은 주은의 벅찬 고백에 어쩔 줄 몰라 하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