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귄 연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권태기!
결국 잠재적 이별을 택한 진유하와 도윤배.
“클럽? 가도 돼! 다른 여자? 만나도 돼!! 단, 키스만 하지 마.”
하지만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이별이 가까워질수록..
볼 장 다 봤다고 생각했던 서로에게 다시 심장이 떨려오는 둘..
“어떻게 된 거야? 우리.. 권태기 아니었어?!”
-본문 중에서-
“우리… 헤어지자.”
내가 애써 단호한 표정으로 윤배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우리의 첫 눈 맞춤.
“한번… 헤어져보자.”
“진심이야?”
진심이었기에 말로 내뱉은 것이다. 하지만 윤배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면….
“…….”
“진심이냐고.”
모르겠다, 나도 진심인지. 하지만 이번만큼은… 나는 고장 난 지퍼를 열듯 억지로 고개를 끌어내렸다. 그러자 윤배의 깊은 한숨이 이어졌다.
“근데… 당장은 헤어지지 말자.”
“무슨 말이야. 헤어지고 싶다며.”
“헤어지고 싶어! 근데 당장은… 안 되겠다고.”
윤배는 6년 사귄 애인이 아닌 이유도 없이 우는 아기를 보듯 나를 본다. 너라고 내 맘을 알겠니? 나도 모르는데.
“유예… 기간을 갖자.”
“시간을 갖자는 거야?”
여전히 내 고개 지퍼는 매끄럽지 않게, 끄덕끄덕.
“클럽 가도 돼, 다른 여자 만나도 돼. 술? 맘껏 밤새도록 퍼마셔.”
“그건 헤어진 거나 다름 없잖….”
“단! 다른 여자랑 키스만 하지 마.”
윤배가 내 단호한 표정을 당혹스럽게 쳐다봤다.
“그게 우리 이별 유예 기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야.”
“솔로처럼 할 거 다 해라. 단, 키스 이상은 가지 마라?”
명쾌한 윤배의 정리. 괜히 국어 전문이 아니다. 나도 이제야 한결 시원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파격적인데? 유예는 조심스러워야 되는 거 아닌가?”
“이왕 시간 갖기로 한 거, 화끈한 게 쿨하고 좋지. 1, 2년 사귄 연인도 아닌데.”
윤배도 나의 제안이 나쁘지 않은 듯 진지하게 나를 보았다. 그 나쁘지 않은 표정에 잠시 찌릿하는 내 심장… 왜 이래, 진유하. 말 꺼낸 사람은 너야. 윤배가 아니라. 나는 일부러 더 꿀릴 거 없다는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딱 3개월만 지내다가 결정하는 거야. 이별이든, 재결합이든.”
“확실히 지금 이별하는 것보단 덜 힘들겠네.”
나는 윤배의 말에서 자조가 섞인 것을 느꼈다. 확실히 지금 우리 상황은 웃기다. 너무 웃겨서 누가 볼까, 창피할 지경이다. 헤어져야 되는 걸 알면서도 헤어지기 두려워 이해할 수 없는 룰을 만든 겁쟁이들의 유예….
하지만 이 방법밖엔 없어. 우리는 이 수치스러운 유예를 통해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예쁜 만남을 이어가든, 서로를 향한 지긋지긋한 족쇄를 끊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아가든… 할 것이었으니까.
“좋아, 하자. 그 이상한 유예.”
윤배의 표정과 목소리가 나처럼 단호해졌다. 오랜만에 같아진 우리 둘의 마음. 윤배는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했다.
“이별 연습.”
목차 :
1. 지긋지긋한 인간
2. 이별유예
Behind story 1. 잠의 역사
3. 달빛 소아과
4. 우주 제일가는 똥멍청이
5. 몸살
6. 오해와 진실 사이
7. 금요일 밤 9시
8. 간호의 목적
9. 식지 않는 두유
10. 이 구역의 삐에로
11. 물개가 되고 싶다
12. 포커페이스
13. 어디든 조용히 얘기할 수 있는 곳
14. 그럴 놈, 안 그럴 놈
15. 나쁜 습관
Behind story 2. 첫사랑
16. 2인 3각 달리기
17. 라면 먹고 갈래?
18. 겁쟁이 어른
19. 키스 후유증
20. 밑도 끝도 없는 소원내기
21. 다닥다닥
22. 충격의 아나바다
23. 두번째 고백
Behind story 3. 다혈질의 근원
24. SOS
25. 미치거나 파치거나
26, 여자의 마음은 갈대
27. 풍선 비행은 사랑을 싣고
28. 입장정리
29. 스릴 따위 개나 줘
30. 비밀 같지 않은 비밀
31. 야심한 시각에 우리
32. 연극이 끝나고 난 뒤
33. 나만 모르는 이야기
34. 바보천치들
35. 최악의 상상
36. 너 죽고 나 죽자!
37. 화살의 끝
38. 완벽한 타인
39. 공허해
Behind story 4. Happy birthday to 윤배
40. 기대와 실망은 한 세트
41. 에라, 모르겠다
42. Yes or No
43. 영원히 가둬주세요
44. 나를 미치게 만드는 것
45. 사랑 받을 존재
46. 12월 23일
47. 이 길의 끝엔
48. 세상 제일 간절하게
49. 너무 예뻐서 그래
50. 달콤 지수 100%
Epilogue. 신혼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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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참여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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