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권	정가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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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믿었던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다. 내 집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집에 전세 계약서를 가진 세입자가 나타났다. 나에게는 매매, 그 남자에게는 전세로 집을 내 준 친구가 그렇게 이중계약이라는 사기를 치고 튀었다.
친구에게 사기 당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생판 모르는 남자와 동거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중계약을 한 세입자의 손끝이 섬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손끝이 닿으면 생명이 없는 무생물도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 손끝에 나를 맡기고 싶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 나, 세입자. 이건 특급 동거다.

<미리 보기>

막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을 입에 문 남자가 입가에 묻은 하얀 생크림을 혀로 날름날름 핥았다. 실로 뇌쇄적인 혀 놀림이었다. 그 빌어먹을 동작을 보고 있자니 혀끝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그의 입가에 묻은 하얀 생크림이고 싶다는 광기 어린 생각이 0.5초쯤 이성을 마비시켰다. 아 나, 뭐래니? 생크림이 뭐?
0.5초 만에 훅 달아오른 얼굴에 손 부채질을 하며 백치미가 흐르면서도 뇌쇄적인 혀 놀림을 남발하는 요물 같은 남자로부터 시선을 뗐다. 대체 그 요사스러운 혀 놀림으로 얼마나 많은 여자를 홀린 건가. 그러고 보니 이 남자, 내 앞에서 또 먹방을 하고 앉았다. 고도로 계산된 먹방인가. 케이크 위에 앉은 생크림까지 이용해 나의 이성을 철저하게 무너뜨리고 있지 않은가. 아 나, 이렇게 쉬운 여자였던가. 난공불락의 요새라도 구축해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