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반한 태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되지만 세정은 야멸차게 퇴짜를 맞게 되고 그에 상응하는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학교 축제를 빌미로 태현을 경매를 걸게 되고 그 바람에 태현은 의도하지 않았던 일에 불쾌감을 드러낸다.



6개월 교환으로 캐나다를 다녀온 세정은 언니의 맞선 자리에 대신 나서게 되자만 예상치도 못했던 태현과 외나무다리 만남에 기겁한다.



그 만남에서 새롭게 시작된 두 사람의 엇갈린 감정들을 풀어가는 연애기 입니다.







[본문 중에서]



남자다!

그녀의 눈 안에 가득 찼던 생각이었다.

세상 반이 남자라지만 그를 보자마자 머릿속을 허리케인처럼 강타한 단어였다.

새롭게 시작되는 아침처럼 설레고 상쾌한 기분에 휩싸인 듯했다.

잠시 스쳐갈 인연이 아니라는 묘한 예감에 저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졌지만 곧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기분은 어떻고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그 자리에 멈춰 섰다.

허리에 한 손을 올려놓은 자연스러운 뒤태는 남자다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무심히 바라본 그의 뒷모습이지만 여느 남자들과는 분명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큰 키에 유려한 몸매는 어떻고 넓은 등판에 접어올린 소매 아래로 맨살의 근육감이 피부로 느껴지는 듯했다.

화보.

마치 화보를 보는 것 같았다.

짙은 눈썹과 남자다운 선을 가진 콧대며 입술은 어떻고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그녀로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몸속의 피가 모두 얼굴로 들이친 것 같았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감당할 수조차 없게 되자 손에 닿은 책을 아무거나 집어 들어 얼굴을 가렸다.

아주 따가운 시선이 뒷머리에 송곳처럼 닿는 것만 같았다. 그에 달아올라 있는 얼굴의 열기를 더해 온몸에 식은땀까지 삐질삐질 삐져나왔다.

고개를 들지 못하니 그가 아직 있는 것인지, 그녀를 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천천히 책에서 고개를 들었을 땐 남자는 그 자리에 없었다.

그날 이후 친구 미경에게 그에 대한 관심도를 내비쳤고 미경은 그녀에게 흡족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가 인재 중 인재라는 사실과 대단한 집안 내력까지 말이다. 하지만 세정은 그런 정보 따윈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단한 존재감을 가진 남자였고 역동적이고 산뜻한 느낌을 가진 남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일방적인 이끌림이었지만 오직 자신만의 남자임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를 만난 첫 느낌은 내 남자!

바로 그것이었다.

인위적인 만남을 만드는 건 별로였다.

주변 사람을 통해 그의 행적을 찾았고 그를 찾았다.

미경이 말리며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는 게 어떠하냐 그녀를 설득하려 했지만 세정은 고개를 저었다.

인연이고 천분이면 굳이 돌고 돌아 운명을 만들 필요 없다 생각했다.

그래서 직선적이고 대담하게 그를 찾아갔다.

“저랑 데이트 하실래요?”

현대물 짝사랑 복수물 재회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