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그런가요? 그런데 제 실력, 어떻게 확인하실 건가요?”
“오다가 1층 스테이지 봤지? 그 무대에서 노래해. 여기서 들을 테니까. 참, 그 포대 자루는 좀 벗고.”
어금니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군말 없이 외투를 벗어 내려놓은 사랑은 보란 듯 그를 향해 두 팔을 벌려 보였다. 자, 됐나요? 
그러자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에게로 다가오는 도진이었다. 고개를 꺾어야 그가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깔끔하게 면도 된 고집스러워 보이는 턱과 입술, 우뚝 솟은 콧날을 지나 옅은 쌍꺼풀이 진 흔들림 없는 시선과 마주하는 순간, 그가 피식 웃었다.
“너무 그렇게 안 쳐다봐도 나 잘생긴 건 알아.”
어? 자뻑까지?
“강동원, 원빈 갖다 댈 생각 마. 걔네보다 내 머리가 1.5배는 좋을 테니까.”
어련하시겠수. 
“이렇게 쳐다보는 게 싫음 가까이 다가오질 말았어야죠. 왜요?”
말이 곱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뾰족한 물음에도 도진은 흔들림이 없었다. 
“평소 그런 옷을 즐기나? 요즘 흔히들 ‘하의 실종’이라고 하는 그런 과인데? 헐렁한 티셔츠에 가려서 그쪽이 걸친 아랫도리의 천은 보이지도 않으니. 입은 건가? 만 건가?”
“입었거든요! 반바지!”
“반바지가 아니라 팬티 아닌가?”
“꺄악! 패, 팬티! 지금 그거 성희롱인 거 알…….”
달아오른 얼굴로 비명을 지르다시피 하는 그녀의 입을 그가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녀를 거의 품에 안은 자세로 도진은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었다. 
“진짜 성희롱이 뭔지 보여주기 전에, 조용히 해.”
헉. 미친.

정유하


힘들고 고독한 작업이긴 하지만, 글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런데 요즘은 행복한 때가 또 있다. 바로 첫돌배기 아들의 웃는 모습을 볼 때.

독자들에게 기쁨을 주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또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는 엄마가 되고 싶다.


출간작 : 비의 재회, 감자의 사랑니, 해바라기, 질주, 안녕 내 사랑, 원조연애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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