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왔어, 서린아.”

12년 전, 태광원의 여름 한복판에서 그들은 만났다.

강휘헌과 한서린.

세상에 태어나 각각 두 번씩 버림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소녀와 소년은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재회했지만…….

“날 모르는 사람 취급하겠다는 거네?”

휘헌의 호의와 반가움을 무시하는 여자의 눈은 맑게 젖어 있었다.

“그런 게 아니라, 좀 어려워서요.”

내가 어려워?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정식으로 내 소개를 해야겠다.

“반갑습니다, 한서린 씨. 태광 그룹 기획 조정실에 근무하는 상무 이사 강휘헌입니다.”

원하는 것도 너,
갖고 싶은 것도 너.
취하고 싶은 것도 너 하나.
너 외에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는 남자는 세상 무서울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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