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꺅……!”'남자의 우악스러운 손이 가녀린 여자의 따귀를 후려치자 다른 남자들 곁에 앉아 있던 여자들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정작 따귀를 얻어맞은 여자는 입을 꾹 다문 채 고집스러운 얼굴로 앉아 있었다. 남자는 그런 여자가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자신의 앞에 놓인 술잔을 집어 들어 여자의 머리 위로 부으며 말했다.'“아무리 도도한 척해봐야 네년은 술집에서 일하는 창녀에 불과해.”'“…….”'“몸뚱이 팔아먹고 사는 년 주제에 남자가 젖가슴 한 번 만졌다고 손님 얼굴에 술을 뿌려?”'반쯤 취한 젊은 남자의 악다구니에 그녀는 미동도 보이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그러자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은 남자는 나직한 욕설과 함께 한 손으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움켜잡아 뒤로 젖혔다.'“이런 씨발년이!”'“야, 그만해라.”'“그래.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자.”'그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생각했는지 함께 온 친구들이 그를 만류하자, 남자는 그런 친구들을 뿌리치고 움켜잡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뒤로 확 잡아당기며 이죽거렸다.'“아니! 이렇게 남의 돈 공짜로 처먹으려고 하는 년들은 남의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알려 줘야 해.”'남자의 눈은 이미 정상적인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그녀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는 남자를 쏘아보았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벗어.”'“…….”'“싫어? 훗! 그럼 내가 벗겨 주지, 뭐.”'그의 명령에 그녀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쏘아보자 남자는 그녀의 얼굴 가까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며 속삭이듯 말했다. 마치 미친놈처럼.'“놔!”'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남자의 손이 그녀의 얇은 원피스 조각을 벗기려 했고, 그제야 그녀는 남자에게 소리를 질렀다.'술집 여자가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는 옷을 벗기려던 손길을 멈추고 피식거리며 웃더니, 갑자기 그녀의 머리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남자의 힘이 어찌나 세던지 그녀는 소파에 엎어지고 말았다.'“아, 씨발! 대충 하고 넘어가려고 했더니 이년이 내 성질을 돋우네!”'“야, 동환아, 그만하고 술이나…….”'“너도 뒈지고 싶어?”'친구가 또다시 남자를 말리려 하자, 남자는 자신의 친구를 잡아 죽일 듯한 눈길로 쏘아보며 소리쳤다. 그러자 그의 친구들 또한 그의 행동을 묵인하는 듯 그들에게서 서서히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남자는 넥타이를 풀고, 와이셔츠 단추도 한두 개 풀었다. 하지만 그녀는 차라리 이렇게 맞아 죽고 싶기라도 한 사람처럼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남자는 갑자기 자신의 허리에서 벨트를 풀어 빼더니 그녀를 보며 물었다.'“벗을래? 죽을래?”'“…….”'“좋아. 너 같은 년 하나 파묻는 거 일도 아니지.”'짝!'그녀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남자는 허리에서 빼든 벨트로 그녀의 등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그의 친구들과 여자들은 얼굴을 잔뜩 찌푸렸지만, 그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였다.'벨트가 자신의 몸에 내려쳐질 때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신음 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독한 년.”'사정없이 후려치는 그의 손길에 그녀가 조금의 반응도 보이지 않자, 그는 그런 그녀를 더욱 꺾어놓고 싶은 듯 말하며 그녀의 몸에 술을 쏟았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술에 촉촉하게 젖자 또다시 젖은 살을 벨트로 후려치기 시작했다. 술이 묻은 살에 채찍이 가해지자 고통은 배로 늘어났다.'하지만 그녀를 때리는 남자는 알지 못했다. 자신이 사정없이 여자를 때리고 있을 때 룸의 문이 열리고,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가 들어와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내보냈다는 사실을.'“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남자가 미친 듯이 그녀를 후려치는데, 나직하면서도 힘 있는 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미친 남자의 행동을 멈추게 했다. 그의 벨트에 사정없이 얻어맞던 그녀의 몸 여기저기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런 남자의 매질을 참아내기 힘겨웠던 그녀가 정신을 잃어가기 직전 들려온 목소리에 그녀 또한 놀란 듯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넌 뭐야?”'“그 정도 했으면 스트레스 해소는 됐을 것 같으니 그만하지.”'“야, 이 새끼…….”'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이야기하는 남자의 범상치 않은 얼굴을 보던 그는 친구들에게 도움이라도 청하고 싶은 듯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룸 안에 있던 친구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자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자신의 뒤에 서 있는 남자에게 짧게 명령했다.'“나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