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꺅- 하…… 으윽…….”'우리나라 최고의 자동차 생산 회사인 세연 자동차 본사 의무실에서 한 달에 한 번 거르지 않고 흘러나오는 비명 소리가 뜨거운 7월의 어느 날에도 어김없이 흘러나왔다. 비명 소리를 내지른 여자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듯 배를 움켜잡고 식은땀을 흘렸다.'“벌써 한 달이니?”'그때 배를 움켜잡고 있는 여자를 발견한 의무주임이 대수롭지 않은 일인 양 여자 쪽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여자는 말할 기운도 없는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어, 언니…… 하…… 나, 죽을 것…… 같아.”'“당연하지. 그 고통은 겪어 본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지.”'“으윽…… 나, 지, 진통제…… 하악…….”'너무나 태연스럽게 행동하는 의무주임과 달리 그녀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내밀며 진통제를 요구했다.'“휴…… 한두 번도 아니고…….”'안쓰러운 듯 배를 움켜잡은 여자를 바라보던 의무주임은 말꼬리를 줄인 채 그녀의 손에 진통제 세 알을 놓아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약을 먹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하나 더…….”'“뭐?”'“빨리! 꺅-.”'한 알 더 달라는 그녀의 말에 의무주임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녀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익히 알고 있는 듯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한 알을 더 건네주었다. 그녀는 손에 있는 진통제를 재빨리 입 안에 털어 넣고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약을 삼켰다. 하지만 약을 삼켰다고 해서 찢어지는 고통이 금세 수그러드는 건 아니었다.'“하악…… 학…….”'그녀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듯 오만상을 찌푸린 채 심호흡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디자인 3팀의 최 팀장이 의무실로 들어오다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녀를 발견하고는 무슨 일인지 알겠다는 듯 물었다.'“또 그날이야? 이야, 한 달 진짜 빨리 간다.”'최 팀장의 배려 없는 말에 그녀는 눈 꼬리를 들어 올린 채 최 팀장을 노려봤다. 그러자 최 팀장은 그녀를 바라보던 눈길을 재빨리 거둔 채 의무주임에게 말했다.'“김 주임, 나 속이 좀 쓰린데 약 좀 줘요.”'“어제 과음하신 모양이죠?”'“직장인의 유일한 낙이 회사 끝나고 한잔하는 건데 어쩌겠어?”'“그래도 적당히 하세요. 최 팀장님 저번 건강검진 때 위염이라고 나왔잖아요.”'“그 정도야 뭐.”'최 팀장은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듯 의무실에 마련되어 있는 침대로 다가가 몸을 눕혔다. 허리는 끊어질듯 아파 왔고 배는 마치 찢어질 듯 그녀를 고통스럽게 했다.'“하아…… 학…… 제발…….”'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고 믿어 본 적 없는 신에게 애원하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그녀를 짓눌렀고 그럴 때마다 의무실에서 고통스럽게 누워 있는 자신이 한심하고 처량하게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흐흑…… 흐흑…….”'그녀가 고통에 시달린 지 자그마치 10년이었다. 이제는 진통제 한두 알로는 견딜 수 없었고 적어도 네 알은 먹어야 이 지긋지긋한 통증이 사그라졌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통에 시달리자 서러움이 복받쳐 자꾸만 눈물이 흘러나왔고 그녀는 아픈 배를 움켜잡고 뒹굴며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거의 한 시간 동안을 고통에 신음하던 여자는 진통제 때문에 서서히 잠 속으로 빠져들었고 어느새 죽일 듯 덮쳐 오던 고통이 차차 사그라진 채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고통이 사라지고 한 시간쯤 잠에 취해 있던 여자의 눈꺼풀이 어느 순간 서서히 들어 올려졌고 놀란 듯 시계를 바라보니 시간이 어느새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덮쳐든 고통 때문에 일을 하나도 하지 못한 그녀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열고 나갔다. 그러자 약 재고 조사를 하고 있던 의무주임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이제 괜찮아?”'“응. 당분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