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수진은 심한 갈증을 느꼈다. 이제 그녀는 이 원초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지만 밤새 잔뜩 웅크리고 있어 뻣뻣하게 굳었던 몸은 선뜻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억지로 들어 올린 눈꺼풀마저 도로 감겨버린 수진은 눈뜨고 있었던 극히 짧은 순간, 지상의 천국처럼 아름다운 순백색 산호모래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선명하게 자신의 뇌리에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이곳이 가혹한 죽음의 장소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무섭고도 아이러니한 현실이 바짝 마른 그녀의 입술에 갑자기 쓴웃음을 흘리게 만들었다.'‘혹시 이 모든 게 꿈은 아닐까? 아침이면 백수 주제에 매일 늦잠이나 퍼질러 잔다며 엄마가 욕을 하며 날 깨울 테고 세수하러 나가면 상혁이 녀석이 돈 좀 꿔 달라고 손을 내밀겠지. 그리고 저녁에는 아빠가 고기 구워 먹자고 돼지 삼겹살을 사 오실 거야.’'다시 꿈의 세계를 향해 잠깐 의식을 놓쳤던 수진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듯한 소리에 자신의 바람이 너무 간절한 나머지 들리는 환청이 아닌가했다. 그러나 점점 또렷한 언어의 의미로 귀에 전달되는 음성과 가까워지는 인기척은 현실감으로 다가오며 그녀의 생존본능을 강하게 일깨웠다. 이윽고 야자수 그늘 아래 묻혀있던 수진의 웅크린 몸 위로 길고 보기 좋은 실루엣을 가진 한 남자의 그림자가 겹쳐졌다. '“이봐! 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겨우 고개를 쳐든 수진은 갑자기 쏟아지는 햇살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저절로 눈이 가늘어졌다. 말을 거는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기 위해 한참이나 노력하던 그녀의 바짝 마른 목구멍에서는 제대로 된 목소리가 흘러나오지 못해 벙어리처럼 몇 번이나 입을 벙긋거리고 나서야 겨우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살려주세요. 제발!”''''''' '[1장 그녀가 무인도에 온 사연]''[2장 제 1라운드]''[3장 불친절한 흑기사]''[4장 첫 키스]''[5장 그녀는 레즈비언?]''[6장 그 남자의 수수께끼]''[7장 캐서린의 질투]''[8장 기막힌 실험]''[9장 제의]''[10장 위험한 매력]''[11장 여행의 마지막]''[12장 집으로 돌아가다.]''[13장 계약]''[14장 새로운 시작]''[15장 파티]''[16장 싸움]''[17장 패트릭]''[18장 사랑의 발견]''[19장 약혼]''[20장 마침내 이루어지다.]''[21장 밝혀지는 과거]''[22장 연인들]''[23장 다가오는 위기]''[24장 폭풍 전야]''[25장 이별] ''[26장 오해의 늪]''[27장 그리움] ''[28장 재회]''[29장 행복 속으로]''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