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종기 모여 앉은 똘망똘망한 머리통이 귀여웠다. 은은히 타오르며 방 안을 따뜻이 밝혀 주는 화롯불을 가운데에 놓고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그중 가장 상석에 앉아 있는 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그마한 체구의 아이들이었다. 하얀 수염의 노인이 자랑스럽게 수염을 쓰다듬으며 하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할아버지, 그러면 정말 황룡과 함께 신수들이 나오는 것인가요?”'아무래도 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듯, 아이는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할아버지를 응시하며 신수들을 언급했다.'“그렇단다. 황룡은 세상을 다스리는 중심이라 그분을 수호하기 위해 신수들 또한 함께 등장한단다.”'“우와, 대단하다. 빨리 황룡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얼굴에 검은 때가 묻어있는 아이가 손가락을 빨며 하는 말에 노인은 안쓰러운 감정을 접지 않았다. 벌써 며칠째 제대로 된 끼니를 잇지 못해 아이는 많이 야위어 있었다. 그나마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잠시나마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예 노인은 애써 웃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그래. 황룡이 나타나면 무제국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 했었지. 하지만 말이다, 자미성이 없으면 안 된단다.”'“자미성이요?”'아이들의 합창과도 같은 물음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언뜻언뜻 황룡이나 네 신수 같은 귀에 익은 단어들은 머릿속에 있었지만 자미성은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였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노인은 입을 열었다.'“바로 황룡의 반려란다.”'“반려가 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