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다. 삭막하게 메말라 있던 서울의 도심에도 봄이 찾아와 빽빽하게 들어선 빌딩, 아파트 건물 사이로도 꽃향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거리를 지나는 많은 사람들의 얇은 옷차림만 보아도, 겨울 내내 잠들어있던 모든 생물들이 눈을 뜨며 하늘의 축복과도 같은 봄의 향기에 만취해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지원 씨?”'창밖을 보며 날씨 감상을 하고 있던 지원은 그제야 상대방에게 시선을 돌렸다. 미스코리아도 아닌데 억지로 입술 끝을 올리고 있자니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