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공천재가 소리를 지배함 08권
음공천재가 소리를 지배함 08권
음공천재가 소리를 지배함
08
십사센
음공천재가 소리를 지배함 08권
차례
제36장.
제37장.
제38장.
제39장.
제40장.
음공천재가 소리를 지배함 08권
제36장.
단야의 분노에 다른 두 사람마저 숨을 죽인다.
가만히 화가 사그라질 때까지 조용하게.
이윽고 거두어지는 기세.
자연스레 잡았던 멱살을 놓고는 돌아서 걸어간다.
풀썩.
“허억, 허억, 허억!”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숨을 제대로 못 쉬는 거 같은데요.”
“괘, 괜찮……허억.”
잠시 자신을 놔둬주라는 듯 손으로 두 사람을 제지하고.
곧 숨을 고른 연풍이 본래의 안색을 되찾았다.
“감사합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세요. 부교주님께서 가족 일엔 많이 민감하니까요.”
소익이 경고 주었다.
그에 알겠다며 고갤 끄덕인다.
한 걸음 뒤에 선 사공주 또한 속으로 다짐했다.
‘절대 가족에 대한 건 묻지 말아야지!’
이어 놓칠세라 황급히 달려간다.
멀어진 단야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함이었다.
“죄송합니다, 부교주님.”
어느새 단야의 곁으로 돌아온 연풍이 곧장 사과의 말을 건넨다.
조금 전 죽을 뻔한 것은 자신이면서도 순순히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
단야 또한 화를 풀고 그를 받아주었다.
“앞으로는 조심해.”
“예.”
“잊지 마라. 난 사황련주의 부탁을 받고 움직이는 중이라는 걸.”
“……명심하겠습니다.”
그렇게 상황이 일단락되고.
일행은 연풍이 구해온 새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전 흑천교 마차보다 크기는 작았으나 내부는 더 편안한 느낌이었다.
푹신한 등받이에 몸을 비비며 신이 난 목소리로 사공주가 묻는다.
“우와! 이렇게 좋은 마차는 처음 타 봐요! 얼마나 준 거예요?”
가격이 궁금한 모양이다.
연풍이 슬며시 귓속말로 속삭이니.
“허업!”
듣고서 기겁을 하는 그였다.
단야나 소익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런 시설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기련산까지 얼마나 걸리지?”
“중간에 말을 갈거나 쉬게 해야 하니 적어도 보름은 걸릴 듯합니다.”
도착에만 그 정도다.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그냥 나 혼자 빨리 다녀오는 게 낫겠어.”
“예? 그게 무슨?”
정말 떠나기라도 하려는지 자리에서 일어선 단야.
연풍이 다급히 그를 불러 보지만.
돌아온 건 일방적인 통보였다.
“열흘 후 공동산으로 가겠다. 거기서 기다려라.”
“하지만 부교주님!”
“어차피 내가 물건을 가로챌까 염려돼서 널 붙인 거잖아. 걱정 안 해도 되니까 기다려. 두 사람은 인질이라 생각하고.”
“예에?”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사고에 연풍이 말을 잇지 못하는데.
이는 소익과 사공주 또한 같았다.
“갑자기 우리더러 인질이라니요?”
“마, 말이 다르잖아요! 이러려고 절 흑천교에 부르신 거예요? 사기꾼! 헙!”
사공주가 서둘러 제 입을 막는다.
황당함에 놀라 속말이 그대로 튀어나온 것이다.
하나 단야는 이미 마차의 문을 열고 있었다.
“잊지 마라. 열흘 후 공동산이다. 만약 그때까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소익이 넌 사공주를 데리고 참월대와 함께 귀교해. 연풍은…… 귀주에서 보자.”
과거 들른 적 있던 사황련 지부를 떠올리며 한 말이었다.
타앗!
망설임 없이 마차를 박차고 떠나는 단야의 모습에 남은 세 사람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마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어느 정도 단야에 익숙한 소익.
“연풍.”
“듣고 있습니다.”
“인질이라고 박대하거나 그러진 않을 거죠?”
“하아…….”
이런 상황에서 농담이라니.
연풍은 도저히 상종 못할 흑천교 놈들이라고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 * *
“총사님 미끼에 대어가 걸렸습니다.”
부하의 보고에 안평선이 고개를 기울인다.
“누구지?”
“무성음귀입니다.”
흠칫.
“사황련주가 아니라?”
뜻밖의 사실에 혼란이 인다.
당초 사황련주의 내력을 알게 되면서 설치한 미끼였으니.
한데 거기에 무성음귀가 낚여온다고?
빠르게 돌아가는 머리.
이내 모든 상황이 그려졌다.
“사황련주가 머릴 썼군. 하여튼 영악한 자야.”
위험을 감지한 것인지 대리인을 내세운 것이다.
차마 물건을 포기할 순 없었던 모양.
‘하긴, 공동파 출신이라면 혼원일기공이 절실할 테지.’
문파의 근간이 되는 무공이 실전된 상태에서도 지금 수준에 도달한 주철영이다.
가히 하늘을 쩌렁 울릴 법한 천고의 무재.
그런 사황련주가 만약 혼원일기공까지 제대로 익힌다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삼황에 준하는 수준까지 경지가 올라서리라.
‘무공을 익힐 수 있다면 말이지.’
가짜 물건을 준비하는 건 하수다.
상대를 제대로 낚으려면 진품을 두고 확실한 그물을 쳐 단숨에 휘어잡아야 했다.
“지금 오작사에서 대기하고 있는 게 누구지?”
“오흉(五凶)입니다.”
“흐음.”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이내 안평선은 계획을 변경했다.
“오흉은 후방으로 뺀다. 그리고 그 자리에 불사영귀를 투입해.”
“부, 불사영귀를 말입니까? 그들은 회주님의…….”
“허락받았다. 설마하니 내가 멋대로 일을 벌이겠느냐?”
“죄, 죄송합니다!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황급히 부복하며 사죄하는 부하의 모습에도 안평선은 냉랭하기만 했다.
“됐다. 가서 명령이나 전달해.”
“예!”
달려가는 부하의 뒤통수를 응시하다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시선.
그곳에는 한 장의 보고서가 놓여 있었다.
[소림에 관한 보고]
―숭산 일대의 경계가 강화됨.
―소림 영향 아래 있던 문파들이 서로 연계하여 하남성 전체를 단단히 걸어 잠금.
―혈나한과 십팔나한이 정무맹으로 이동.
마지막 내용을 읽고 안평선이 미간을 모은다.
“그럼 소림은 정위대사가 지키겠군.”
십팔나한까지 내보냈으니 이토록 경계를 강화하는 것이리라.
작정하고 사태에 개입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뒤이어 확인한 서류들에도 비슷한 내용들이 즐비했다.
감시하고 있던 문파들이 하나 같이 경계태세를 올리며 고수들을 정무맹으로 파견하는 중.
아마 소속 인원 모두가 모인다면 매우 강력한 무력부대가 만들어지리라.
“그걸 과연 누가 이끌 것이냐 인데…….”
정무맹을 대표하는 무력부대가 될 테니 호락호락한 인물은 안 될 터.
가장 확률이 높은 자는 혈나한인 정현대사다.
그가 쌓은 덕망이라면 자격이 차고도 넘쳤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