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6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6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6
리비에르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6권
차례
Chapter 01. 아시안게임
Chapter 02. 연말 정산
Chapter 03. 새해, 새출발, 뉴페이스
Chapter 04. 조금은 다른 새 시즌
Chapter 05. 무적의 영웅들
Chapter 06. 봄을 지배하다
Chapter 07. 천재 집합소
Chapter 08. 기록의 행진
Chapter 09. 여름에도 레인저는 멈추지 않아 - 1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6권
Chapter 01. 아시안게임
매년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각자 이런저런 다짐을 한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3일 만에 그 다짐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달력이 하나둘씩 넘어 12월이 되면 다시 그러한 다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2034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분 수상자. 축하드립니다! 레인저스의 김유신 선수!]
물론 유신에게는 조금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2034년의 마지막 시상식인 골든글러브에서도 수상한 유신은 올 한해에만 총 10개의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었다.
“신인왕, 타격 5관왕, 수비상, MVP, 한국시리즈 MVP, 골든글러브. 우와, 1년 만에 받은 거 엄청 많네.”
“그나저나 이런 장식장은 어디서 가져오신 거예요?”
“너희 아버지가 시즌 끝나자마자 바로 구해오시고는 안방에 숨겨두셨지.”
“아니, 이 사람이 그걸 이야기해주면….”
“뭐, 어때요. 우리 아들이 하는 걸 보니 이걸로도 모자랄 거 같은데.”
“음, 그걸려나.”
“하하….”
유신이 받은 트로피를 깔끔하게 장식장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님을 두고 유신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제 12월의 골든글러브 시상까지 마무리되었기에 슬슬 대표팀에 합류할 시기였다.
그사이 시즌 중에 쌓인 피로를 풀고 시상식에 참석한 유신은 이번 시즌의 활약을 통해 광고 제의도 받았다.
아직 에이전트가 없었기에 이 부분에선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도 괜찮은 조건이 없지는 않았는데 대부분 거절하셨네요.]
“솔직히 아직은 내가 돈이 그렇게 급한 게 아니니까.”
그래서 유신은 딱 1개의 광고만 체결했다.
그리고 그마저도 단 1년짜리 계약에 불과했다.
[뭐, 당신이 꾸준히 잘하면 그만큼 단가가 올라갈 테니까요. 그러다가 메이저로 넘어가면 거기서 더 올라갈 테고요.]
“그나저나 슬슬 에이전트를 구하기는 해야겠는데.”
에이전트에 대한 부분은 팀 선배들의 도움을 받기로 한 유신은 이내 조금씩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하고 경기를 위해 떠날 생각을 하면 몇 주 정도는 집을 비우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유신은 미리 짐을 싸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세나가 방에 찾아왔다.
“오빠.”
“응?”
“그래서 유리 언니랑 사귄다며?”
“너 은근 유리한테 이거저거 많이 듣나 보네.”
“학년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같은 학교니까.”
“그래서 용건은 뭐야?”
“아빠, 엄마한테는 언제 말할 거야?”
“음… 빨라도 국대 다녀온 뒤에나 할 거 같은데.”
“흐응, 그래? 알겠어.”
유신의 대답을 들은 세나는 바로 방에서 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유신은 작은 의문을 표하면서도 계속해서 짐을 정리했다.
“그런데 부모님도 뭔가 낌새는 아실 거 같은데.”
[기회가 될 때마다 경기를 보러왔는데 보통 사이는 아닌 거 같다는 느낌은 받으셨겠죠.]
“그렇겠지. 세나는 뭐… 별거 아닌 거도 뭔가 있는 거처럼 하는 경우가 가끔 있으니까.”
평소처럼 그냥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유신은 넘어갔다.
* * *
그로부터 며칠 뒤.
유신은 가족들의 배웅을 받고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확실히 대표팀에 오자 익숙한 얼굴이 많았다.
같은 팀인 박민성, 손창호는 물론이고 이번 시즌 동안 맞붙었던 각 팀의 주전, 준주전급 선수들이 다수 존재했다.
물론 백업 멤버나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도 있었다.
그때 몇 번 보았던 선수가 다가왔다.
“이번 대표팀의 주인공이 드디어 왔네.”
“강호민 선배.”
“기억하고 있네? 너무 딱딱하게 굴지는 마. 여기선 같은 팀이니까.”
“네, 이번 대회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가자.”
유신을 맞이한 건 타이탄즈의 주전 포수인 강호민.
부산에서 가장 이상한 놈이라 불리는 손진성을 잘 리드하며 여러 가지로 주목을 받은 젊은 포수.
그런 강호민의 안내를 받아서 유신은 먼저 온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코칭스태프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다들 분위기가 좋네요.”
“매번 금메달 먹는 종목인 것도 있고 이번 아겜 대표팀이 최근 몇 회 중에 가장 전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거든.”
“그 평가가 나온 이유 중 하나는 저겠네요.”
“맞아. 올해 다른 타자들도 다 괜찮지만 그중에서도 넌 올해 그 어떤 타자보다 더 뛰어난 선수니까.”
그 말을 들은 이후 유신은 몇 명의 선수들과 더 인사한 뒤 소집 첫날 인사를 마쳤다.
다음 날 나머지 선수들까지 모두 합류하면서 올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24명의 선수들이 모두 모였다.
“다들 반갑다. 내가 누군지 알고 있겠지.”
레이스의 감독 김정혁.
이번 시즌 준우승을 포함해서 최근 수 년간 한국시리즈에만 3번이나 올라간 현 KBO 최고 감독 중 하나였다.
[아시안게임은 전임 감독이 아니라 소속팀에서 성적이 좋은 감독이 불려나오죠.]
‘타이밍이 조금만 그랬으면 우리팀 감독님이 했을지도 모르는거네.’
[그렇죠.]
사실 누가 감독이 되든 상관없다.
어차피 이런 대회에선 뛰어난 실력과 좋은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나갈 테니까.
그래서 유신은 부담감 같은 걸 느낄 시간에 휴식기 동안 몸이 얼마나 굳었고 동시에 체력이 얼마나 회복되었는지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시범경기에 정규시즌에 한국시리즈까지 유신이 3월부터 시즌 끝까지 소화한 경기는 150경기가 넘어갔다.
그런만큼 누적된 데미지가 제법 있었지만 아직 10대에 불과한 나이는 말도 안될 정도의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100%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95%까진 충분히 될거 같네.”
[어차피 아시안게임에서 상대할 투수는 최대한 높아도 AAA급 투수일테니까요.]
KBO는 흔히 AA급 리드로 평가 받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 중에 AAA급 선수나 메이저급 선수도 있기에 보통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는 못해도 AAA급 선수였다.
실제로 이번 시즌 유신이 상대한 여러 외국인 투수들을 떠올려보면 대부분이 AAA급 투수였다.
[메이저급 투수가 아니라면. 그마저도 상위 선발급이 아니라면 당신을 막을 투수는 없다는 거죠.]
“아직 타격폼 조정을 못 한 건 아쉽네.”
병역혜택을 내 손으로 얻고 말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유신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 * *
“어때?”
“누구 말입니까?”
“포시 못 나간 팀의 애들.”
“공백기가 있지만 마무리 캠프 뛴 애들이 많아서 몸상태는 괜찮습니다.”
“그러면 포시 나간 팀은?”
“그쪽도 대부분 괜찮습니다. 레인저스랑 레이스 선수들도 100%는 아니어도 90% 이상은 충분히 될거 같고요.”
“그러면 팀 전력에 문제는 없겠고… 미리 타순이나 로2 테이션 순서라도 정리해둘까.”
김정혁 감독은 그렇게 말하며 선수들의 리스트를 꺼냈다.
그리고 고민하다가 3명의 선수의 이름을 먼저 작성했다.
“3번 타자 김유신, 4번 타자 박민성, 클로저 손창호.”
“레인저스 3인방이군요.”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기도 하지.”
“이 선수들이 이 자리를 잡아주면 나머지는 편하게 짤 수 있겠군요.”
“그렇지.”
“그런데 레인저스에서 기용되는 거보다 타순이 1개씩 밀렸는데 그건 왜인가요?”
“테이블세터나 하위타순에 넣을만한 타자들은 많은데 클린업 트리오에 들어갈 선수가 애매하거든.”
“음, 하긴 이번 대표팀 선수들을 보면 조금 그런 경향이 있군요.”
“그리고 이런 레벨의 타자들이 겨우 1칸 바뀌었다고 영향 받을리가 없지.”
그러면서 김정혁 감독은 이번 대표팀의 예비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제 자세한 건 연습경기를 통해 조정할 것이다.
다만 가을도 아니고 겨울인 12월이 되었기에 연습 경기 상대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상무팀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지.”
병역혜택은 이번 아겜을 마지막으로 사라질 예정이지만 상무는 아직 폐지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출국하기 전에 상무와의 경기로 팀워크를 맞출 수 있었다.
* * *
[아시안게임 대표팀. 상무와의 2경기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조율을 마치다.]
[백투백 홈런으로 우승팀의 핵심 선수다운 위엄을 보인 김유신과 박민성.]
[역시 MVP는 다르다. 패배했음에도 상무 타자들에게 폭격을 가한 김유신.]
“이 정도면 상대팀이 유신이 피하고 뒷타자랑 승부하려고 할 거 같은데요?”
“내가 봐도 그렇네. 이 정도면 고의사구가 무조건 나온다고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한창 시즌 중이나 한국시리즈만큼의 폼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유신은 상무 투수들의 공을 자비 없이 공략했다.
그래도 연습 경기였기에 수비에서는 무리하지 않았지만 타고난 빠른 발로 인해 여전히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었다.
“수비는 자제하는 거겠지?”
“네, 시즌 중이었으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잡았을 거 같은데 지금은 연습이라 그런지 다이빙 같은 거 전혀 안 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