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거의 10년 만에 만나는 친구를 기다리는 은혜는 조금 마음이 설레었다. 같이 미술을 공부하다가 대기업 사장과 사랑에 빠져버린 친구는 유학도 포기하고 결혼을 해 버렸고 자신은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연락이 끊겨 버린 것이다. 외국에서의 생활은 비참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가난한 미술학도의 삶은 고달팠고 꿈을 이루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고 험난했기에 젊은 날의 꿈으로 그치고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 굳이 찾으려면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괜한 자격지심은 섣불리 친구를 찾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 후로 생활에 쫓기고 남편과 아이의 뒷바라지에 바빠 잊어버리고 있었던 친구가 연락해 온 것은 이틀 전이었다. ''‘미리는 얼마나 변해있을까? 왜 갑자기 찾을 생각을 했지? 만나면 서먹하진 않을까?’''친구와 오랜만에 만나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약간은 꺼려지기도 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딩동딩동. ''“어서 와, 어쩜 하나도 안 변했네? 역시 부잣집 사모님이 다르긴 다르구나? 호호호.”''“얘는, 너도 하나도 안 변했다. 뭐! 사랑받고 사는 재미가 쏠쏠한가 보지? 어쩜 연락도 없고, 꼭 이렇게 찾아야 만나니? 너무하다, 얘!”''“미안해, 미리야. 서민들 먹고사는 게 다 그렇다. 이리 만났으니 됐잖니!”''“너 자꾸 그럴래? 우리 사이에 자꾸 그런 소리하면 나 삐진다? 우리가 보통 친구니? 친자매같이 지냈는데 결혼하고 연락도 없어서 나 너 안 보려고 했어. 그게 뭐니 얘.”''“후후 그래, 사정이 그렇게 됐다. 그런데 얘가 전화로 얘기한 네 아들이니? 어쩜 이리 귀엽게 생겼니?”''은혜는 삐진 친구를 달래기 위해 서둘러 안으로 잡아끌며 말을 돌렸다. 자신은 이제 굳센 대한민국의 소위 ‘아줌마’가 되어있는데, 거의 10년 만에 만난 친구는 아직도 처녀적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그 고운 자태가 눈길을 끌었다. 잠깐 질투가 느껴지기도 했으나 이내 고개를 젓고는 예쁜 그녀의 아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신의 딸도 꽤 귀여운 편이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친구인 미리의 아들은, 딸이 요즘 심취한 ‘그리스신화의 나르시스’가 그럴까할 정도로 예뻤다. 그래서인지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애라기보다는 여자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1. 송년회 ''■ 2. 미친개 ''■ 3. Helper ''■ 4. 약혼식 ''■ 5. Crazy ''■ 6. 상어떼 ''■ 7. 뒤풀이 ''■ 8. 변심 ''■ 9. 오해 ''■ 10. 사랑 ''■ 11. 이별 ''■ 12. 약속 ''■ 13. 내 편''■ 14. 반격 ''■ 15. 청혼 ''■ 16. 납치 ''■ 17. 다짐 ''■ 18. 동거 ''■ 19. 증명 ''■ 20. 결혼식 ''■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