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_ 황지훈, 딜레마에 빠지다''''''회사를 나오면서부터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병석에 누워있는 윤희 아버님을 뵙기 위해 지난 주중에 딱 1시간 만나고 오늘이 정식 첫 데이트이니 흥분해야 하거늘 그의 머리는 복잡했다. '지하 주차장을 빠져 나오자마자 지훈은 몇 번 망설이다 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벨이 한 번도 채 울리기 전에 성가셔하는 도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인마! 나 바빠.]'“전화 받자마자 왜 시비야. 누군 한가해서 네 놈에게 전화 걸고 있는 줄 알아.”'퉁명스럽게 맞받아쳤지만 도진의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느껴져 그도 불편했다. 도경이 머리가 짧아진 다음 날부터 매사에 그에게 시비조다.'[할 말 없으면 전화 끊는다.]'“이대로 전화 끊으면 네놈 여동생이 지금 이 시각 자타가 공인하는 바람둥이와 있다는 것에 관심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예상 밖의 말이 흘러나왔다.'[바람둥이면 어때. 네놈 쫓아다니느라고 발바닥에 땀나도록 아등바등 뛰던 가여운 걔가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둔다는 것에 오히려 난 기쁠 따름이다. 할 말이라는 게 고작 그거냐?]'“넌, 넌 동생이 걱정도 안 되냐? 천하에 바람둥이와 만나고 있다는데도?”'지훈의 언성이 높아졌다. 길길이 날뛰어야할 도진이가 너무도 안이하게 있는 것에 화가 났다.'[오빠인 내가 환영한다는데 네놈이 뭔데 흥분이야. 설마 네가 이제서 내 동생에게 관심 있어서 하는 말은 아니겠지?]'유달리 나지막한 도진의 말에서 서늘함이 느껴졌다. 도경이의 집요한 애정공세에 당하는 꼴을 매번 목격한 도진은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며 그를 불쌍히 여겼었다. 절대 도경이의 유혹에 굴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사실 그런 말을 할 때마다 기분이 묘하게 나빴었다- 미팅을 하고 있는 그를 도경이가 찾지 못하도록 친구 놈들을 선동해 앞서서 연막작전을 지휘한 막역한 친구다. '“말투가 어째 이상하다. 너 설마…… 날 매제로 은근히 탐내고 있었던 거야?”'기가 차다는 헛웃음이 전화선을 타고 들렸다. 그 웃음소리에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 제27장 황지훈, 질투하다 ''■ 제28장 민도경, 출사표를 던지다 ''■ 제29장 민도경, 드디어 첫키스를 하다 ''■ 제30장 황지훈, 뚝심을 발휘하다 ''■ 제31장 황지훈, 첫사랑과 작별하다 ''■ 제32장 황지훈, 숨 가쁘게 여우를 쫓다 ''■ 제33장 황지훈, 그는 외롭다 ''■ 제34장 황지훈, 노트북을 훔쳐보다 ''■ 제35장 황지훈에게 손자(孫子)가 말하기를''■ 제36장 황지수, 갈림길에 서다 ''■ 제37장 황지훈, 힘든 고비를 넘기다 ''■ 제38장 황지훈, 입에 거품 물다 ''■ 제39장 황지훈, 민도경 딱지 떼다 ''■ 제40장 황지훈, 민도권과 거래하다 ''■ 제41장 민도경, 강지민을 만나다 ''■ 제42장 민도경, 위문공연을 가다 ''■ 제43장 밥 짓는 남자 ''■ 제44장 10월 10일 오후 3시 ''■ 에필로그 ''■ 책을 끝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