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런 사랑은''''새해 첫날의 햇살이 투명한 아침, 정임은 이현의 품 안에서 눈을 떴다. 반쯤 열린 커튼 사이로 햇볕이 따뜻하게 비춰들어 막 잠에서 깨어난 두 눈을 간질였다. 눈이 부셔 다시 가슴 안으로 파고드는 정임을 이현이 다정히 안아 주었다.'“잘 잤어?”'“응, 당신은요?”'“나도 잘 잤어.”'“우리, 늦잠 잔 거 아닐까?”'빛은 환한데,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숲도 밝은데, 고요하기만 해서 시간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아직 조용한 거 보니까 아닌 것 같은데.”'“어제 우리 몇 시쯤 잤어요? 2시는 넘었겠지?”'“아마도. 그런데 두 사람, 우리보다 더 늦게 잠들지 않았을까?”'“그렇겠죠?”'아래층에 함께 잠들어 있을 유림과 이준을 생각하며 정임은 낮게 웃었다. 어제 이 곳 이준의 별장으로 넷이 같이 와서 그야말로 환상적인 하루를 보내고 자정이 넘어서야 각자의 방으로 찾아 들어갔었다. 유림도 이준도 행복해 보였지만, 정임 역시 이현의 곁에서 가득 행복했다. 지난밤 나눈 사랑의 여운이 여태도 온몸에 아른아른 남아 있었다. 품에서 빠져나오기 싫을 만큼, 하루 온종일 이대로 그의 품 안에 갇혀 있어도 좋겠다 싶을 만큼 감미로운 피로가 정임을 감싸고 있었다.'“당신 잠들고 나서도 난 한참을 깨어 있었어.”'정임은 고개를 들어 이현을 쳐다보았다.'“왜? 잠이 안 왔어요?”'“내일 당신이랑 시드니로 날아갈 생각을 하니까 설레서. 당신은 별로 안 그런가 봐. 잠만 잘 자던데?”'정임은 웃으며 대답했다.'“설렐 기력도 없게 당신이 나를 죽여 놓았잖아. 그래서 지쳐 쓰러진 거예요.”'이현이 기분 좋게 웃었다. 정임은 웃고 있는 그의 턱에 밤새 돋아오른 수염을 손으로 더듬어 만졌다.'“당신이랑 이렇게 아침을 같이 맞는 거,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