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칵.'잠자리에 들 준비를 모두 마치고 침대 위로 올라가고 있는데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성무였다. ' “……!”'문가에 기대 선 성무의 숨결에서 알코올 냄새가 묻어나고 있었다. 게다가 평소 깔끔한 성격의 성무답지 않게 양복 상의와 넥타이는 벗어서 한 손에 들고 있었고, 셔츠 단추는 2-3개 풀어헤친 모습이었다.' “술 마셨어?”' “……응.”'꽤나 마신 듯 성무의 넓은 가슴이 느슨하게 풀어진 셔츠 사이로 살짝 보였다. 무슨 생각에서인지 성무는 안으로 들어올 생각은 하지 않은 채, 그저 침대에 앉아 있는 슬비를 물끄러미 지켜보고만 있었다. ' “피곤하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잘 거야.”'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는 성무의 눈길이 부담스러워 슬비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 “요즘 박 대리와 만나고 있다면서?”' “……!”'성무가 왜 찾아왔는지, 그리고 왜 저런 모습인지 알 것 같았다. 슬비는 일주일 전 같은 부서 최 팀장의 소개로 박 대리를 만났었고, 오늘 퇴근 후에 한 번 더 만났었다.' “최 팀장님이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해 주시더라. 괜찮은 사람 같아.”' “괜찮은 사람? 젠장. 그 자식, 계속 만날 거야?”' “몇 번 더 만나 볼 생각이야. 근데 그 말하러 왔어?”' “…….”' “이젠 내 대답 들었으니까 어서 가서 자.”'찰칵!'슬비가 침대 위로 누우며 이불을 덮는 순간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성무가 곁으로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슬비는 옆으로 돌아누운 뒤 침대 시트를 가슴 위로 끌어당겼다.' ‘제발, 그냥 돌아가. 제발.’'성무가 침대 옆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서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수처럼 내리꽂히는 성무의 시선에 눈을 감고 있지만 슬비의 온몸은 뻣뻣해져 있었다.' “…….”'슬비는 자신이 잔뜩 숨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애써 태연하게 숨 쉬려 노력했다. 온 신경이 긴장해 터질 것 같았다. 조용한 방안에는 성무의 거친 숨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젠장!”'성무는 희미하게 욕설을 내뱉었다. 요 며칠 동안 슬비가 박 대리와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고문과도 같은 일이었다. 오늘도 퇴근 후에 박 대리와 같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미치는 줄 알았다.' “…….”'이불 밖으로 드러난 슬비의 어깨는 참으로 연약해 보였다. 이불 안에 숨겨진 그녀의 몸 역시 성무의 가슴에 푹 파묻힐 만큼 자그마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일어나.”' “싫어. 가서 자.”' “이야기 좀 해.”' “피곤해.”'성무는 슬비에게 손을 뻗었다. 가냘픈 슬비의 몸은 단 한 번의 손짓으로 성무를 향해 돌려졌다. 천장을 보고 누운 자세로 만든 성무는 단숨에 슬비의 위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