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북부 작은 시골 영지의 남작 영애 리벤티티아는 열 살 생일에 본인이 가진 이능력을 알게 된다.
무효화. 즉, 자신을 향한 마법 등의 공격을 전부 흡수해버리는 것.
너무나 희귀한 능력이기에 가족끼리의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며칠 후 대공성으로부터 손님이 찾아왔다.
“저는 헤르바 남작가의 리벤티티아 헤르바입니다.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대답해줄 수 있나요?”
“제가 답할 수 있는 거라면.”
아르스 프레티움, 황녀와 대공의 아들이자 황위 계승권을 지닌 아이.
날 때부터 지닌 능력‘들’이 너무 커서 능력 과잉으로 몸이 버텨내질 못해, 리베와 동갑인데도 몸집은 대여섯 살 수준. 거기다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까지 들었다.
아이가 살려면, 반드시 리베가 필요하다!
“프레티움 공자가 원하는 게 뭔가요?”
“내가 원하는, 것?”
“네. 본인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가 궁금해요.”
“나, 나는. 나는…… 살고 싶어.”
리베의 손을 잡는 순간, 아르스는 눈물을 터트렸다.
태어나서 안 아픈 건 처음이었다고.
그렇게 리베와 아르스가 함께하는 수많은 날들이 시작되었다.
2. 작가 소개
양효진
1989년 3월, 절과 돌탑, 왕릉이 많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긴 했지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대학교에 들어온 이후.
그 전에는 남들처럼 먹고, 자고, 공부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충실한 지금이 만족스럽답니다.
현재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는 해가 잘 들어오는 집에서
매일매일 마감에 쫓기는 삶을 사는 중.
▣ 출간작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계약의 목걸이
너의 온기에 안기다
눈부신 그대
파란만장 태자호위담
그는 내 심장을 뛰게 한다
내 꿈으로 놀러 와요
아이고, 폐하!
드라마틱!
플레누스
금요일에 만나요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공저)
차아제국 열애사(공저)
허니 앤 베어(공저)
별하, 비취오시라(공저)
꽃사슴인 줄 알았더니(공저)
석상인 줄 알았더니(공저)
산신인 줄 알았더니(공저)
마음을 낚는 이야기꾼 웹소설 작가 되기(공저)
하늘 창 (공동저작 단편모음집)
겨울엔딩 (공동저작 단편모음집)
3. 차례
#프롤로그. 너의 이름은 자유
#1. 특별한 생일
#2. 모르는 게 당연
#3. 어쨌거나 결론은 딱 하나
#4. 성장
#5. 선택과 집중
#6. 너무나 머나먼 미래라서
#7. 용감한 한 걸음
#8. 쑥쑥 나아가
4. 미리 보기
내가 태어난 날은 이른 첫눈이 왔다고 한다.
허공을 날아다니는 눈송이에 사람들이 잠시 정신이 팔렸을 때 으앙 하는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며 우리 가족은 셋에서 넷이 되었다.
마법으로 태중 아기의 성별을 미리 알 수 있었지만 부모님은 일부러 태어날 때까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만히 기다리셨단다. 하지만 희한하게 열두 살 많은 오빠 렉터는 내 아기 옷을 노란색, 분홍색, 빨간색 같은 것만 골랐다고. 마치 내가 여동생이라는 걸 알고 있듯이 말이다.
내가 태어난 후 요람에서 먹고 자고 입만 오물거리고 있을 때 가족들은 뒤늦게 이름 짓기에 나섰다. 그전까지는 혹시라도 부정 탈까 염려하는 마음에 오로지 아가라고만 불렀단다.
세상에 좋은 의미를 가진 단어는 죄다 뒤지다 이윽고 내 이름이 정해졌다.
리벤티티아.
딸이니 귀여운 애칭을 붙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어머니 의견.
이름이 길어야 장수한다는 속설이 있으니 길면 좋겠다는 아버지 의견.
그리고 뜻이 좋은 단어에서 글자를 따오면 좋겠다는 오빠의 의견이 다 합쳐져 나온 이름이었다.
“리베, 네 이름은 자유라는 뜻이란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말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거야.”
이름 따라 팔자가 정해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가족이 원하는 대로 산과 들을 뛰놀다 자고 싶을 땐 자고, 먹고 싶을 땐 배부르게 먹는 자유로운 삶을 보냈다.
그렇게 살다가 맞은 열 살 생일. 내 인생의 방향이 살짝 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상에나, 내가 이능력자란다!
이 대륙에 사는 사람들은 수련을 통해 각종 힘을 쓸 수 있다. 마법, 정령술, 신성력 등등. 각자가 지닌 재능에 따라 힘의 크기도 다르다.
그중 유일하게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힘이 바로 이능력이었다.
이능력은 아주 종류가 다양하다. 마법도 신성력도 아닌 그 힘은 작게는 공을 움직이는 것부터 크게는 날씨를 바꾸는 신의 영역까지도 존재했다.
부모가 이능력자라 해서 자식이 100퍼센트 이능력자인 것도 아니다. 어머니는 물을 다루지만 아들은 흙을 다룰 수도 있다. 이능력의 유무는 오로지 운으로만 결정되는 까닭에 사람들은 이 힘을 신의 선물이라 불렀다.
문제는 내가 가진 이능력이 무엇인가였다. 보통 이능력이 발현하면 주변 사람들은 자연히 눈치챌 수밖에 없다. 똑같이 공이 움직여도 마법이면 마나의 흐름이 달라지는데 이능력은 그러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알아채기 어려운 이능력도 많았다. 그래서 나는 힘의 종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내 힘은 희귀하기 짝이 없는 무효화였다!
무효화가 무엇이냐. 쉽게 말하자면 안 다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누가 나에게 파이어볼을 휙 던졌다고 치면 나는 그 마법에 맞아도 타지 않는다. 내 힘이 마나를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다만 물리적인 공격까지 막을 순 없다. 물리 공격을 막는 실드는 마법이지 이능력이 아니니까. 하지만 마나를 쓰지 않고 실드를 펼치는 방어 계통 이능력자도 군대에 존재하긴 하다고 했다.
◇ ◆ ◇
이능력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내 생활이 변하는 건 없었다. 매일 똑같이 일어나서 밥 먹고, 책을 읽거나 놀거나 뭔가를 하는 나날들.
하지만 소싯적 황궁에서 기사로 일했던 어머니가 한 통의 편지를 옛 주인에게 보내면서 조용하던 일상은 소란스러워졌다.
내 힘이 필요하다며 대공성이 있는 프레티움 영지로 오면 안 되겠냐는 답장이 날아온 거다.
어머니가 모셨던 옛 주인은 현 황제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 아름다움이 찬란한 클레멘스 황녀. 지금은 프레티움 대공과 결혼해 대공 부인이 된 아주아주 높으신 분이었다.
어머니는 고민하셨지만 아버지와 오빠는 절대 안 된다며 결사반대를 하고 나섰다. 우리 집과 대공성은 너무 멀고, 나는 어리며, 가장 중요한 건 내 힘이 어디에, 어떻게 필요한지가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정중한 거절의 답변을 써서 보냈다. 우리 영지에서 나는 귀한 약초꾸러미와 함께 마음을 담아.
답장은 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불안해하셨고 아버지와 오빠는 안심했다.
2주가 지나고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여 내가 정원에 커다란 눈사람을 굴리던 날, 우리 집에는 손님이 찾아왔다.
뺨이 하얀 아이와 아름다운 대공 부인이 손을 꼭 잡고.
프레티움 대공가의 후계자인 아르스와 나의 첫 만남. 우리가 함께할 수많은 순간들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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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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