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러지 마. 우린 친구잖아. 난 널 잃고 싶지 않아!”

“넌 내게 친구이기 전에 여자야. 사랑하는 여자. 이제 너와 그만 친구 하고 싶다. 이제 나, 너에게 남자이고 싶다고!”

어린 시절부터 서로에게 ‘친구’라는 이름으로 ‘전부’가 되어 버린 민혁과 지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민혁에게 지윤은 ‘친구’가 아닌 ‘여자’였다.

친구를 잃을 수는 없기에 다른 여자들을 만나 봤지만, 그 누구도 지윤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을 ‘남자’가 아닌 ‘친구’로만 바라보는 지윤에게 어떻게 다가서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결국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고백을 하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을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에 상처를 받은 민혁은 결국 홀로 유학길에 오르게 되는데…….

우정과 사랑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뚫고 두 사람은 과연 친구가 아닌 연인이 될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정말 후회 안 하는 거지?”

민혁이 작은 속삭임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깊이 가라앉았다.

“어? 어.”

“정말이지?”

“그렇다니까. 개인 레슨 받는 셈 치지 뭐.”

“나중에 딴소리 안 하기다?”

민혁의 말에 지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마른침을 삼켰다. 왜 이렇게 목이 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윤이 무의식적으로 혀를 내밀어 마른 입술을 적셨다. 그 모습이 민혁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런!’

민혁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며 긴 숨을 내쉬었다. 입술을 적시는 그녀의 모습이 가슴에 불을 댕기고 있음을 당사자인 그녀는 전혀 모를 것이다. 민혁이 그녀의 입술을 눈으로 그려 보았다. 방금 전 그녀가 적신 붉은 입술은 물기를 머금어 더욱 탐스럽게 빛났다.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민혁이 흘러내린 그녀의 까만 머리카락을 귀 뒤쪽으로 넘겨주며 옅은 숨을 내쉬었다. 그의 숨결이 마음만큼이나 더운 열기를 전하고 있었다.

“위험한 장난을 시작한 건 너였다는 거 잊지 마.”

민혁이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귓가를 간질이는 그 목소리에 지윤이 어깨를 굳히며 몸을 움츠렸다. 온몸에 자잘한 소름이 돋아났다.

“어? 다, 당연하지.”

지윤이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러자 민혁의 눈빛이 짙어지며 가늘어졌다.

“눈 감아. 그리고 보이는 건 모두 잊어버려. 지금부터 느끼기만 하는 거야.”

[프로필]

이주연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 때 태어난 전형적인 A형.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 로맨티스트.

글 속에 새로운 주인공들이 탄생될 때 가장 마음이 설렌다.

[목차]

1장 ~ 17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