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with me : 내 곁에 있어줘

누가 봐도 멋진 남자.
가까이 두면 안 될 것 같은 멋진 남자가 나에게 관심을 보일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도 “넌 이렇게 하면 참 좋을 거 같아.”라고 그냥 툭 던져 버린 말이
가슴에 콕 박혀 버린다면 어떻게 하세요?



-채수연

3년 전, 소심하고 말없던, 겁이 많았던 스물일곱살의 수연.
바람둥이로 소문난 동기 진우가 접근하자 본능적으로 접근 금지 표지판을 들었다.

가슴은 그를 향해 뛰어가려 하고 있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옛말처럼
보호본능에 의해 그를 멀리하려했다.
그러나…….
장난처럼 던진 그의 말 한마디에
수연은 3년 동안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길러왔다.

그를 다시 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면서…….



-도진우

애송이 같고, 순수해 보이는 수연.
동그랗고 까만 눈동자에 빨려들 듯 반해 버렸다.
다른 여자와는 달리 까칠하게 구는 그녀에게 자꾸만 끌린다.
그의 이상형과는 정반대인데 심장은 다른 걸 말하고 있었다.

마음을 열지 않으려는 그녀를 위해 나름의 계획을 세웠던 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어. 충분히 기다렸다고 생각해.”

소심하고 내성적인 수연과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진우.
서투른 연애로 이어지지 못 했던 두 사람의 사랑이 3년이 지나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







<본문 중에서>

작은 귀에 가까이 닿아 있는 입술의 움직임과 그의 은근한 목소리에 온몸의 솜털이 오소소 일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목을 움츠리는 모습에 진우의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뭘 말하는지 아네.”
웃음 섞인 목소리였지만 그녀의 귀에는 마치 악마가 속삭이는 듯했다. 긴장감으로 혀를 내밀어 마른 입술을 핥자 그의 시선이 입술로 곧장 내려앉았다.
“무, 무슨 관계?”
빨간 혀끝이 쏘옥 나왔다가 작은 입술 안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밖에 안 되는 붉은 입술에서 시선을 떼지 못 하며 그가 말을 이어갔다.
“우리 두 사람에 사이에 떠돌던 소문들.”
그의 말에 수연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바짝 붙어 서 있는 그와 달라진 말투가 그녀를 혼란스럽게 했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분명 그녀의 말 많은 동창생이 분명하다. 확 달라져 버린 느낌에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말하기 싫으면 입술 깨무는 버릇은 여전하구나.”
진우는 손을 올려 꽉 다물어져 있는 그녀의 아랫입술을 두툼한 엄지로 쓸었다.
“좋지 못한 버릇이라고 얘기했지?”
그의 손길에 입술이 풀리면서 부드럽게 제자리를 찾아갔지만, 그녀의 머릿속엔 경고등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켜졌다. 문득 3년 전 그가 했던 행동이 떠올랐다. 그때도 입술을 깨문 채 고집스럽게 말을 하지 않는 그녀에게 그는 경고했었다. 한 번만 더 입술을 깨물면 키스해 버리겠다고 했었고, 그 말을 믿지 않는 그녀에게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내가 없는 동안 잘 지냈는지 궁금해. 난 누굴 잊지 못해 몹시 힘들었거든. 후회도 하고.”


“널 보면 재미있었던 건 사실이야. 놀렸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못해. 난 그때 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었어. 소심하고, 말도 없고, 늘 조용하기만 했으니까.”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긴 손이 부드럽게 뺨을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유독 조용했기 때문에 난 관심이 갔어. 은지와 민재하고는 즐거운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네가 나한테만 입을 꼭 다물고 있었거든. 나중에 왜 그런지 알게 되었지만 말이야.”
그의 은근한 말투에 고개를 돌린 채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수연의 턱을 잡으며 그가 재촉했다.
“날 봐.”
그녀가 고집스럽게 눈을 뜨지 않자 진우는 고개를 숙였다.
“키스한다.”
키스한다는 말에 수연을 눈을 번쩍 떠 그를 바라보았다.
“넌, 여전히 유치해. 알아?”
“아! 유치해? 내가?”
“그래. 그때나 지금이나 날 놀리고, 괴롭히는 걸 좋아하니까.”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겁에 질려 흔들리는 것이 보였지만 진우는 수연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에 더 기분이 좋았다.
“그때도 이런 식으로 나한테 말을 해 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후회가 섞인 씁쓸한 미소를 짓는 그를 수연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박현진

필명 : 칼라디움

7월 12일(게자리) A형.

배우는 것에 욕심은 있으나 경쟁심은 제로.

다양한 색깔을 갖기 위해 노력 중.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출간작 :

<예정된 시간> <스테이 위드 미> <라일락의 맛과 망고스틴의 향기> <낯선 기대>

<불꽃에게 잡히다>




출간예정작 :

<당신으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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