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유한의 선녀, 유한제일미라 칭해지는 아름다운 여인 은화령.

단둘밖에 없는 친구 주장미와 이소영이 혼례를 올리며 자연스레 외톨이가 된 그녀는

친구들의 기를 눌러 줄 미남 낭군 찾기에 열을 올린다.

그때 마침 할아버지의 귀빈이 찾아왔다!

절세미남이라는 단어와 마치 하나인 듯, 눈부신 외모의 소유자 서문세가 막내아들 율.

태자 전하와 함께 할아버지 밑에서 그림을 배웠다는 그는

그녀가 애타게 찾고 있던 절세미남 낭군에 가까워 보였다.

그런데…… 이 남자…… 말이 너무 많다!

끝없는 그의 질문과 대화에 쉬지 않고 대답해 주던 화령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다시 오지 않을 기회임을 알면서도 그를 포기하려 하고

그런 화령에게 율은 무림 여행을 제안하는데…….

그렇게 시작된 두 남녀의 무림 여행,

화령은 과연 천하제일 미남을 낭군으로 맞이할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어찌…… 아까와는 달라진 것 같소, 은 소저.”

황궁 짬밥 20년이기에 율이 화령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할 리는 없었다. 처음 그에게 다가왔을 때의 다정했던 모습과는 달리 이제는 말을 걸어도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 화령을 바라보며 율이 은근슬쩍 말을 흘리자 화령은 놀라 손사래를 쳤다.

“오, 오호호호.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소녀는 처음 그대로이어요.”

“그렇소?”

“예. 서문 공자께서 하루 종일 돌아다니시다 보니 피곤하신 것 같습니다. 오, 오호호호!”

율은 시치미를 떼는 화령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런가 보군.”

‘눈치도 없는 줄 알았더니 귀신같네! 조심해야겠어.’

화령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어느새 도착한 은가장의 대문을 가리켰다.

“어, 어머! 버, 벌써 다 왔네요! 얼른 들어가…… 하, 할아버지!”

이 말 많은 왕건이에 대한 처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화령은 그가 은가장에 기거하는 동안 과한 행동을 삼가야겠다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막 그녀가 대문을 향해 손짓하고 걸어가려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문틈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은무열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아니, 어찌 우리 령아와 같이 들어오시는 겁니까?”

화령은 제가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율의 안위를 먼저 살피는 은무열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율은 빙긋 웃으며 은무열을 향해 말했다.

“은 소저와는 청화루에서 만났습니다.”

헉!

“청화루? 혹 저잣거리의 그 객잔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아니, 이 왕건이 자식이!’

그냥 어쩌다 만났습니다, 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도 굳이 청화루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율을 죽일 듯 노려보던 화령은 이를 갈았다. 은무열은 미간을 일그러뜨리는 화령에게서 시선을 거두어들이고는 율에게 물었다.

“그러셨군요! 혹, 우리 령아가 태…… 공자께 실수를 하진 않았습니까?”

‘실수는 무슨! 내가 얼마나 성심성의껏 저 왕건이를 보살폈는데!’

화령은 이번에도 율이 쓸데없는 말을 내뱉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율의 입술에 눈을 박았다. 율은 은무열의 물음에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실수라니요. 아주 즐거웠습니다.”

……어?

“역시, 소문이 사실이던걸요.”

“무슨 소문 말씀이십니까?”

뜬금없는 그의 말에 은무열을 비롯한 화령 역시 의아한 눈빛을 띤다. 율은 미소를 지우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유한제일미를 보면 없던 기운도 솟아난다는 말, 말입니다.”

율의 말이 끝나자마자 화령의 얼굴이 붉어졌다.

‘어머. 왕건이…… 아니, 서문 공자!’

[프로필]

이림

chelsea1989@naver.com

<종이책&이북 출간작>

보스의 사생활

러브메이트

무림연애담

그날의 우리

굶주린 늑대의 사랑법

성실한 선배

침대 위의 활극담

침대 위의 신혼담

[목차]

제1장. 귀빈 찾아 삼만 리

제2장. 간만에 건진 왕건이는 알고 보니 골칫거리

제3장. 여인을 얼굴로만 판단했다간 된통 당한다

제4장. 왕건이의 제안은 참으로 쏠쏠하구나

제5장. 기다려라, 무림이여! 내가 간다!

제6장. 왕건이와 함께하는 미공자 관찰 도감

제7장. 가끔은 심장이 제멋대로 뛸 때가 있다

제8장. 겨우 왕건이일 뿐인데……

제9장. 흑룡루의 짧지만 굵은 만남

제10장. 남자의 질투는 하늘보다 높고 화산보다 뜨겁다 上

제11장. 꼼수를 부려라! 서문휘의 자신만만한 계략

제12장. 왕건이가 사실은 진짜로 왕건이렷다!

제13장. 물릴 수 없다면 간이라도 보자!

제14장. 남자의 질투는 하늘보다 높고 화산보다 뜨겁다 下

제15장. 그깟, 황명 따위!

제16장. 천하제일 고집불통天下第一 固執不通

제17장.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서문휘의 불우한 나날들

제18장. 만날 사람은, 만난다

제19장. 은화령 배 낭군 자랑 대회

제20장(完). 다시, 무림으로!

종장終場. 오라버니 전 상서

외전外傳. 궁지에 몰린 남자는 가끔, 야수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