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랑 뭘 하자는 건데요?

개념을 밥에 말아먹은 강 실장이라는 녀석 때문에 아버지가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은채는 망할 녀석이 근무하고 있다는 회사를 찾아간다. 중국산 청심환 복용 후 위풍당당하게 사무실에 진입하여 그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만 오히려 그녀의 화를 더욱 돋우는 망할 놈의 강 실장! 그에 크게 화가 난 은채는 분노의 이단 옆차기를 날리지만 싸늘한 미소를 짓기만 하던 도준은 그녀에게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하는데….

▶잠깐 맛보기

“이런 경우에는 죄목이 어떻게 되더라. 업무 방해, 무단 침입 그리고…….”

“아니, 아니 저 잠깐만요. 업무 방해는 누가 업무 방해를 했다고 그래요? 그리고 안내 데스크에서 허락 맞고 들어온 거니까 무단 침입도 말이 안 되고요…….”

발끈하던 은채는 도준의 싸늘한 표정에 점점 말꼬리를 낮추었다.

“그래? 그렇게 법을 잘 안단 말이지? 22층에 우리 회사 법무팀이 있는데 서로 논쟁할 것 없이 거기다 맡겨 볼까?”

“어휴, 왜 그러세요? 다 아시면서…….”

‘이런 왕재수, 왕싸가지…….’

은채가 속으로 이를 아드득 갈며 바람 빠진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도준은 입매를 일그러뜨리고는 비웃음을 돌려줄 뿐이었다.

“야, 그래, 잡아가라. 잡아가. 비록 내가 낸 거는 아니지만 우리 집도 세금이라는 거 내고 사는데 국가에서 주는 밥 한 번 먹어 보지 뭐. 얼른 경찰서에 연락해. 그 얼굴 보느니 경찰서 아저씨들 얼굴 보는 게 눈 보시하는 걸 테니까. 아, 뭐 해요? 얼른 경찰서에 연락하지 않고.”

갑자기 기세등등하게 나오는 은채의 반응에 도준이 흥미로운 듯 눈을 빛냈다. 당장 잡아가라고 길길이 날뛰는 은채를 조용히 지켜보던 그가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너 나랑 거래 한번 안 해 볼래?

▶목차

프롤로그

1.∼17.

* 이 전자책은 2004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계약신부〉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