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느껴 보는 낯선 감정. 그녀를 본 순간부터 흔들리던 자신의 마음….

잊을 것이라 여겼다. 그의 뜻대로 손에 넣었다 미련 없이 던져 버렸던 그녀, 정민희를.

그러나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대책 없이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그녀를 버린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만이 자신의 심정을 아프게 만든다는 것을.

먼 길을 돌아 자신의 마음을 비로소 인정한 재현.

그러나 한 남자의 아이까지 있는 민희는 그에게 차갑기만 한데….

▶잠깐 맛보기

“그렇게 둘러서 말할 것 없어. 정민희, 솔직한 여자잖아. 돈이 제일 좋다고 당당히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일까?”

그가 옛일을 거론하자 민희는 불쾌감으로 얼굴을 붉혔다.

“물론, 전 지금도 돈이 좋습니다. 돈벼락 맞아 보는 게 제 소원이거든요.”

재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움츠러들려는 몸을 곧게 세우며 민희는 당황하지 않기 위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강렬하게 눈을 빛내며 거리를 좁히는 그를 보자 온몸이 긴장감으로 떨려 왔다.

“정민희,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돈 내가 줄 수도 있어.”

그녀가 앉아 있는 의자의 팔걸이에 걸터앉은 그가 귓가에 입술을 갖다 대며 속삭였다. 움찔 놀란 그녀는 신경을 최대한 끌어 모은 후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래요? 그런데 공짜로 제게 돈을 주실 리는 만무하고 전 드릴 게 없으니 유감이네요.”

그녀가 그의 반대편 쪽으로 몸을 피하며 일어서려 했지만 강하게 내리누르는 그의 힘에 맥없이 주저앉았다.

“왜…… 왜 이러세요?”

“넌 죽을 만큼 돈이 좋고 난 가진 게 돈밖에 없으니까 제대로 된 만남 아니야? 줄 게 왜 없어, 이런 것도 있는데.”

▶목차

20~39

에필로그

* 이 전자책은 2005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그의 그녀〉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