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동생이 도깨비들한테 납치당했어요. 동생을 찾아야 한다고요, 여기에서 이럴 시간 없어요.”

평범한 예비 여고생 최진아, 사라진 동생을 찾아 헤매던 그녀는 도깨비가 그녀의 동생을 납치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동생을 찾기 위해 이계로 진입한다. 동생을 찾을 길이 막막하던 중, 감은장아기의 미로를 통과하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여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진아는 마찬가지로 간절한 염원을 지닌 도깨비의 왕 가온가비와 경주를 시작한다. 신비로운 미로 속에서 오직 믿을 것은 자기 자신과 ‘하늘에 닿을 자’라는 진아의 새로운 이름 뿐. 진아는 미로를 통과하고 동생과 재회할 수 있을까?

“동생이 납치당했어요. 도깨비가 납치했대요. 현대과학으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제가 갈 수도 없는 곳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이 미로를 나가서 감은장아기 님께 빌 소원은 동생을 돌려달라는 거예요. 딱히 좋은 언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 동생이잖아요. 전 지금 저를 걸고 제 동생을 찾으러 가는 거예요.”

“그렇게 동생이 좋은가?”

“음, 모르겠어요. 평소엔 진짜 원수처럼 싸웠거든요. 진짜 한번은 너무 화가 나서 그냥 외동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근데 그래 봤자 전 언니고 걘 제 동생이잖아요. 그냥 그게 다예요. 동생이 납치당했는데, 가만있을 언니가 세상 어디 있어요? 언니가 동생을 지키는 건 당연하잖아요. 전 반드시 이 미로를 나갈 거예요.”

2. 작가 소개

차혜영(차혜英)

4월 21일, 황소자리. 파워풀한 제철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좋아하는 건 (비리지 않다면)먹는 것. 싫은 건 확실하지 않는 것. 취미, 기록하기.

좋아하는 연기자, 송중기. 좋아하는 연예인, B1A4.

자주 하는 말, “배고파.”, (점심 먹으면서)“엄마, 저녁 뭐 먹어?”

블로그 운영 중, http://blog.naver.com/cjaa1002

ps. 토끼가 아니라 햄스터 오늘이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 eBook 출간작

덕후와 마법사

소공자 길들이기

골방마녀와 로맨스

붉은 달 아래, 소녀

3. 차례

#0. 이야기의 시작

#1. 불길한 예감이 언제나 적중하는 이유

#2. 나름 이계 진입이라면, 이계 진입

#3. 철컹철컹

#4. 꽃보다 도령

4. 미리 보기

『아가야.』

“에?”

꾸욱. 여신께서 내 뺨을 쥔 손에 힘이 꾹 들어갔다. 으아, 여신님. 제 뺨이 터질 것 같습니다만!

『인간이 그렇게 변하는데 신이라고 안 변할 줄 알아? 그땐 그 모습이 제일 미녀라고 쳤다고. 지금은 다른 모습이 미녀라고 하니 내 모습이 변한 것뿐이야.』

자연 성형수술?! 신이시여! 그 성형외과가 어딥니까? 정보 공유 좀!

『그리고 너는,』

신이 가는 성형외과를 간절히 부르짖는 내 메아리는 한 줌 바람이 되어 사라지고 여신께서는 신을 우롱한 죄로 고문당하고 있는 그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좀 대단한 독각귀로구나.』

그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머리에 피가 쏠릴 텐데 저렇게 여유로운 미소라니.

『그것도 음……. 이름이 뭐라고 했지?』

『가온가비.』

『아, 맞아. 도깨비 왕, 독각귀 가온가비.』

이제 기억나네.

감은장아기 님이 흐응 하고 콧소리를 내며 가온가비의 얼굴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그래, 백 년 전이던가? 그때도 너희 일족이 왔었지. 아아, 그때 서천 화원 화감님의 분노를 내가 막아낸다고 얼마나 고생이었는지. 그런데 저 여자아인…….』

갑자기 두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로 꽂혔다. 당황으로 점철된 내 얼굴에 감은장아기 님은 방긋 웃어 줄 뿐이었다.

『오호라, 도깨비들이 드디어 하늘길을 열 수 있는 또 다른 존재를 또 찾았구나.』

하늘길?

『하지만 저 아이가 하늘길이 아닌 나의 미로로 오는 문을 열었으니, 이제 효용 가치는 내 미로를 헤매다 버러지같이 약해서 한 방 거리도 안 되는 경쟁자로 전락한 건가? 딱 인원수도 채워졌고. 좋아, 그럼 유희를 시작해볼까?』

내가, 여기로 오는 문을 열었다고? 잠깐만요, 그 전에 나를 버러지…….

『아이야, 모른 척하지 말렴. 네가 간절히 바랐잖니. 제발 아무나 좀 나를 도와달라고. 그래서 나는 너를 이곳으로 불러들였단다.』

내가 딴죽을 걸기도 전에 이야기는 점점 산으로 가고 있었다. 나의 정신은 반쯤 빠져나와 내 머리 위를 맴돌았지만 감은장아기 님은 저 혼자 이야기에 심취해 주절대고 있었다.

『그래서 데려왔는데, 싫어?』

응?

아아, 경국지색 미모의 여신께서 두 눈망울을 초롱초롱 빛내고 계시는 데 나 따위가 거부 같은 거 할 수 있을 리가 있나.

“아, 아니요.”

『그래, 그래야지. 여기는 내가 만든 이공간. 시공간의 조그마한 틈새. 운명을 바꾸고 싶어 하는 이들을 불러 모아 미로를 끝까지 통과한 자의 소원을 들어주지.』

“운명이요?”

『그래, 운명. 어디 보자, 네 운명은……. 어이쿠, 저 도깨비한테 잡혀서 동생이랑은 만나긴 하는데, 평생 하늘길 여는 셔틀로 늙어 죽는 것이었구나.』

“안 돼요!”

그리고 여신님이 셔틀이란 말 쓰셔도 되는 건가요? 네?

『여신, 나는 그럴 생각까진 없었다. 한 번이면 족하다.』

나와 여전히 허공에 매달려 있는 가온가비의 반응이 맘에 드는지 감은장아기께서는 키득키득 웃으시며 두 팔을 활짝 펼쳤습니다.

『장난이야. 장난. 그래, 싫지? 자, 아이야. 어떠냐. 저 도깨비 왕과 경합을 벌여 미로를 통과한다면 내 너의 소원을 들어주지. 물론, 가온가비, 너도. 어때, 둘 다 하겠어?』

“만약에, 지면요?”

『지면? 글쎄? 진다고? 그런 건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든 미로를 빠져나오지 못하면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저 미로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단다.』

그녀의 말에 내가 넋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자 그녀는 빙그레 웃었다. 확실히 그 미소는 자애로웠다. 너무나 자애로워 나는 그 미소에 넋을 놓았었던 것 같았다.

『혹 너의 힘으로 어쩌지 못할 것이 있지 않니?』

“…….”

그녀가 내 턱을 부채로 들어 올리고 그녀의 검은 두 눈에는 내 어린 동생이 웃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유, 나의 하나뿐인 내 동생.

『간절히 바라지 않니?』

다은아.

“……바라요.”

『그럼 이 미로로 들어가겠니?』

“네.”

반드시 구해내고야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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