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인지 악연인지 계속 제 머릿속을 맴돌던 남자, 알고보니 옆집에 이사까지 왔더랬지. 

그런데 이 양파같은 사람. 자신의 10대를 함께 해온 아이돌 가수가 아니던가. 

그는 영원한 자신의 뮤즈였고, 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이제는 스타 작가가 된 자신이 쓰러져가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줄 차례였다.

다시한번 배우의 꿈을 꾸게 된 그 남자, 오래된 팬으로서의 꿈을 펼칠 그 여자의 드라마틱한 로맨스!


-본문 중에서-

“무슨 소리야?”
“아직도 기억 안 나? 아 왜, 내가 중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가수! 고3 때도 나랑 같이 공방 뛰었잖아 너!”
내가 아주 예전 이야기를 꺼낸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도현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얼굴로 내 얼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아 내가 그걸 어떻게 기억해! 끌려 다닌 건데.”
“이 미친놈, 그러니까 네가 지금 요 모양 요 꼴이지.”
나는 여유롭게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내 말에 도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카페 맞은편의 건물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내 꼴이 뭐 어때서! 나 이래 봬도 가로수 길에 내 이름 걸고 일하는 사람이야!”
“어쨌든, 진짜 기억 안 나?”
1층 건물 간판에 적힌 도현의 이름을 한번 슬쩍 쳐다봐 주고는 물어보았지만 도현은 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기억나면 뭐. 야……. 솔직히 10년이 다 되어 가는 일을 어떻게 기억해.”
“말을 말자……. 그리고 아직 10년 안 됐어. 딱 8년 지났다.”
“그래서 그건 왜 물어. 그렇게 장황하게 설명까지 해줄 만큼 중요한 일이야? 내가 꼭 기억해야 해?”
빤히 쳐다보는 도현을 보며 말했다.
“사실……. 그때 내가 좋아했던 가수 지세훈 말이야.”
“어.”
“옆집 남자인 거 같아. 얼마 전에 이사 온…….”
“뭐?”
“옆집 남자라고.”
그 말이 그렇게 놀랄 일이었을까? 한참을 멍하게 있는 도현을 보며 난 다시금 활짝 웃어 보였다.

늘 긍정적인 삶을 꿈꾸며

글을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모두 행복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