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신부 2 - 로맨스 소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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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95-13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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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널 보면 떨리고 널 보면 설레. 근데 그게 단순한 잠깐의 호기심이나 잠깐의 설렘일까 봐, 너한테 상처 주기 싫어.

벨제뷔트 디 에르 칸, 마계의 마왕이 될 예정인 그는 인간계에 와 뱀파이어 헌터대장의 외동딸인 권제아를 만나게 된다. 단 며칠 만에 자신의 마음을 모두 그녀에게 내어주고 그녀만을 바라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는 칸. 하지만 권제아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건 두 명의 혼돈. 그녀가 마지막에 택하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제아.”

“칸? 왜 거기 있어. 그…….”

더 말을 이어나가기도 전에, 그의 모습이 서서히 변해갔다.

나무 그늘 아래에 있던 그의 모습이 보름달에 비쳐, 노란 머리에 붉은 눈으로, 입가에는 약간의 송곳니로, 창백하고도 흰 피부로.

“……날 어떻게 생각해?”

“널 보면 떨리고 널 보면 설레. 근데 그게 단순한 잠깐의 호기심이나 잠깐의 설렘일까 봐, 너한테 상처 주기 싫어.”

“제아, 너 날 좋아하…….”

“무서워, 내가 널 좋아하지 않게 될까 봐, 내가 널 싫어하게 될까 봐. 내가 겪었던 그 일을, 너한테 내가 똑같이 겪게 할까 봐.”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김탠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 출간작

요괴기담록

뱀파이어의 신부

3. 차례

#10. 커피 전문점 아르바이트생

#11. 뱀파이어 모임

#12. 고백

#13. 베리

#14. 사고

#15. 마족의 힘

#16. 마왕비

#17. 가출

#18. 각성과 힘

#19.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20. 연습

#21. 마계

#22. 한방을 쓰는 건가요?

#23. 손지우

#24. 모임의 시작

#25. 마족과의 만남

#26. 되돌리기

#27. 공격

#28. 치료

#29. 군단장 루시펠

#30. 포기와 단념

#31. 학교 가기 참 힘들다

#32. 세이브 하시겠습니까?

#33. 활기찬 스쿨 라이프?

#34. 사실 그건 아닌 것 같아요

4. 미리 보기

“……조용해.”

창문을 열어놓고, 창가에 기대앉아 검은 하늘에 떠 있는 커다란 보름달을 바라보았다.

비록, 시골이 아닌 ‘서울’이라는 도시에 있어 아름답게 수놓아 박혀 있는 별들이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달이 보이는 것만 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그날 이후로, 보름달이 뜬 밤이 이렇게 조용했던 적이 있었던가?

“……제아.”

“……?”

뜬금없이 창가 아래의 정원에서 날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난 깜짝 놀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 익숙한 목소리는 분명 칸이었다.

“칸? 왜 거기 있어. 그…….”

더 말을 이어나가기도 전에, 그의 모습이 서서히 변해갔다.

나무 그늘 아래에 있던 그의 모습이 보름달에 비쳐, 노란 머리에 붉은 눈으로, 입가에는 약간의 송곳니로, 창백하고도 흰 피부로.

“……아, 변했네.”

“……제아, 물을 게 있는데.”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난 창밖으로 상체의 반쯤 내밀었고, 칸은 내게 한 발짝 더 다가와 고개를 쳐들었다.

“……날 어떻게 생각해?”

“어……?”

뜬금없는 그의 말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붉어졌다.

그런 얼굴이 보름달 아래의 모습에 비쳐버릴까 봐, 난 살짝 머리카락으로 볼 언저리를 가렸다.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 그리고 착한 뱀파이어고, 분명 다른 7할이나 뱀파이어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야.”

“그거뿐이야?”

“…….”

난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다른 것을 더 갈구한다는 듯한 그의 표정은, 조금 슬퍼 보이기도 했고 막연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도 같았다.

“……무슨 말을 더 듣고 싶어, 칸?”

“네가 고민하고 있는 거. 나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거.”

사실 알고 있다. 칸의 저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런 칸 때문에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올라와, 일단 올라와서 얘기 계속하…….”

“지금 내가 너한테 가면,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

이렇게 진지한 모습의 칸은 오랜만이었다. 아니, 오랜만이라기보다 적응조차도 되지 않았다. 아마도, 영원히 적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잠깐의 호기심일 거야.”

“그렇게 쉽게 치부하기는 내가 너무 너를…….”

“하지 마.”

칸은 약간의 당황을 머금은 표정을 애써 숨기면서, 나에게만 보여주는 그 은은한 미소를 띠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런가. 넌……. 그게 답인 건가?”

“…….”

칸은 자신의 노란 머리카락을 잠깐 매만지더니, 몸을 옆으로 살짝 틀었다. 금방이라도 어딘가로 달아나버릴 것만 같은 저 표정과, 저 몸짓.

“……미안해, 확신이 없어서.”

“……확신?”

칸은 몸을 틀다 말고, 나에게 살짝 다시 고개를 올려 들었다. 정말 이렇게 솔직하게 내 마음을 다 털어놔야 하는 걸까?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내 마음을 말하지 않으면 칸은 정말 이렇게 순식간에 찾아왔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릴까? 너무나 두려워서, 난 파들파들 떨리는 손을 두 번 겹쳐 잡았다.

“손지우라는 남자가 있었어. 내가 너무나도 좋아했었던 남자.”

“……알아.”

난 그의 대답을 듣고, 약간의 용기를 내어 다시 말을 내뱉었다. 알고 있겠지. 지민이가 말해줬을 수도 있고, 애들한테 들었을 수도 있고……. 손지우와 내 일은 꽤나 유명하니까.

“손지우가 나와 헤어지고 나서, 난 하루도 손지우를 잊어본 적 없어, 너무나도 좋아했었으니까. 나를 배신했어도 마음은 어쩔 수가 없더라.”

“…….”

칸은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의 좌절감과 절망감이, 손지우의 마지막 말을 들었을 때의 나와 똑같아서 더욱더 눈물이 났다.

“근데……, 칸, 널 만나고 난 이후로부터 조금씩, 하루에 한 번 손지우 생각을 하던 내가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 이따금씩 한 번 생각하기 시작했어. 내 무의식은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난 그랬어.”

“……제아?”

그는 알 듯 모를 듯한 감정이 담긴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그런 그의 눈을 빤히 바라보고 있으려니, 몸에 힘이 탁하고 풀리는 것 같아 더 겁이 났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아, 널 보면 떨리고 널 보면 설레. 근데 그게 단순한 잠깐의 호기심이나 잠깐의 설렘일까 봐, 너한테 상처 주기 싫어. 내가 손지우에게 그런 걸 당해서, 내가 너무 잘 아니까.”

“제아, 너 날 좋아하…….”

“무서워, 내가 널 좋아하지 않게 될까 봐, 내가 널 싫어하게 될까 봐. 내가 겪었던 그 일을, 너한테 내가 똑같이 겪게 할까 봐. 그리고 어쩌면 손지우처럼 너도 날 떠날…….”

휘청.

“……어?”

“……권제아!”

순간, 아찔한 찰나의 냉기가 내 몸을 휘감았고, 내 몸의 중심이 기울어졌다. 창가에 기대서였을까, 칸에게 외치듯 말해서 흥분해서였을까?

내 몸은 점점 창밖으로 기울어져, 쓰러져 내리고 있었다.

“제아!”

칸의 목소리가 내 귀청을 때리자마자, 누군가의 뜨거운 온기가 날 낚아챘다.

그 뜨거운 온기가 날 잠식한 그때, 난 눈을 감은 채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끼며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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