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찾는 엘라(Ella) - 로맨스 소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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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평점	: [참여수 0명]
듣기기능	: TTS 제공
ISBN	: 979-11-86504-63-5

도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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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찾는 엘라(Ella) 주요 인물 소개 >

민지아(29살, 회사원)
묘한 매력과 함께 수련한 외모를 가졌지만 무미건조하며 반응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여자. 삶 자체를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한 레스토랑을 알게 되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게 되면서 로베르토를 향한 마음이 점점 커져간다. 그래서 오랜만에 욕심이라는 것을 내어 본다.

로베르토 or 최진후(35살, 이탈리아 레스토랑 젊은 사장)
부드러운 인상에 신사답고 슈트가 어울리는 남자이지만 아픈 과거로 인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남자. 한국이름이 아닌 이탈리아어 이름을 더 좋아한다. 골초는 아니지만 입이 심심하면 음식 대신 담배로 대신한다. 미소와 부드럽게 내뱉는 보이스가 꽤 매력적이다. 지아를 향한 마음을 깨닫는 순간, 지아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면을 마구 내보이고 만다.

정석훈(35살, 소믈리에)
로베르토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리고르디 델 템포’에서 소믈리에로 일을 하고 있다. 로베르토와는 중학생 때부터 알던 사이이며, 로베르토와 잠시 이탈리아에서 함께 유학생활을 했다. 로베르토의 과거를 잘 아는 유일한 남자이다. 여자에게 상냥하며 배려심도 있다. 약간의 바람둥이 기질을 보인다.

< 줄거리 >

지아는 우연히 호텔 레스토랑에서 신사다우면서 매너가 넘치는 듯한 한 남자를 보게 된다. 그 남자를 생각 못했던 이탈리아 레스토랑 ‘리꼬르디 델 템포’에서 보게 되고, 점차 그녀의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끌리고 만다. 삶의 의미를 모른 채, 그저 주어진 시간대로 살던 무미건조했던 지아의 마음속에 그가 들어오면서 서서히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마음을 쉽게 로베르토에게 전하지 못한다.
지아를 레스토랑에 찾아오는 여느 여자 손님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고 있던 로베르토는 지아의 묘한 매력과 사연을 알게 되고, 그녀와 가까워지면서 마음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존재를 깨달을 때쯤 이미 그녀를 바라보는 다른 남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미리보기>

그 노래는 C'mon through 이었다.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이 드는 그 드라마의 ost였다.
그 노래가 참 좋았다. 그가 불러주었었다. 드라마에 ost로 쓰이면서 유명하기도 전에 말이다. 오랜만에 그 노래를 듣게 된다. 저 남자에게. 지아는 흥얼거리는 그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남자가 한쪽 이어폰을 귀에서 빼낸다. 휴대폰을 통해서 들었나 보다. 그가 고개를 돌린다. 지아와 시선이 부딪쳤다. 하얀 셔츠에, 검은 정장 바지, 그리고 검은 구두. 말끔하다. 그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반갑지만 지아는 쉽게 드러나지 못한다. 어색하게 느껴지니까. 그래도 그때 봤으니 인사라도 해야겠지? 지아는 뚜벅뚜벅 그에게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아, 네.”
“그럼.”
무슨 얘기를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 그와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인사만 나누고 그녀는 바삐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인사를 나눈다 생각하여 로베르토는 그녀가 꾸벅 인사를 할 때 자신도 꾸벅 인사를 했다. 친한 척하면서 말을 걸 줄 알았는데 쿨 한지, 관심이 없다는 것인지 모르게 그냥 가버리려고 하는 그녀에게 놀랐다. 로베르토는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그녀를 부르고 만다.
“저기요!”
놀라지도 않은 얼굴로 지아는 몸을 돌렸다. 로베르토는 자신이 그녀를 불러놓고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왜 불렀지? 자신을 한참 바라보던 여자가 다시 가버리려고 한다.
“저기, 음악 같이 들을래요?”
지아는 눈만 크게 떴다. 그가 부드럽게 웃는다. 입매만을 늘어놓았을 때 양 끝에 생기는 얇은 주름. 보조개인지 모르겠지만 묘한 중후한 느낌이 풍긴다. 오늘따라.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어색하게 벤치에 앉았다. 하천에는 붉은 노을빛에 반짝이고, 눈앞에는 사람들이 하나씩 지나간다. 한쪽 이어폰에서 아까 남자가 부른 노래가 흘러나온다. 드라마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행동은 비슷하나 상황이 다른 지금 이 순간이, 음악과 너무 어울렸다.
“노래 좋죠?”
“네. 들어봤던 노래예요. 오랜만에 들으니 너무 좋네요.”
“드라마에서?”
“네.”
“나도 봤어요. 소울메이트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글쎄요. 자신의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 믿을지 말지가 아닐까요?”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를 지녔다. 격정적이지 않고, 차갑지도 않고. 그저 주는 대로 살아가는 듯한 무미건조한 목소리. 로베르토는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여자는 하염없이 앞을 본다. 무엇을 보는 것일까? 그때 여자가 돌아본다. 아까는 멀리서 마주쳤지만 지금은 꽤 가까운 거리이다. 금방이라도 키스할 것만 같은 그런 거리가 묘한 느낌을 준다. 그것을 두 사람은 알지 못했다. 그가 연하게 웃는다. 또다시 보이는 양쪽의 주름. 그 주름이 담긴 입 주위를 매만져 보고 싶게 만든다.
지아는 어색하게 작은 미소를 지어 본다. 이상하게 용기가 생긴다. 작은 용기가.
“‘리고르디 델 템포’에서 일하시나요?”
“네. 역시 당신, 손님이었군요.”
“음식이 맛있어요.”
“맛있다고 하니 다행이에요. 종업원들은 어떤가요?”
“잘생기고 예뻐요.”
“그게 다인가요?”
“그럼 또 뭘…….”
이 여자는 왜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는 것일까? 로베르토는 그녀의 대답들에서 자신의 레스토랑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반응이 전혀 없다. 좋으면 활짝 웃든가, 나쁘면 인상을 찌푸리든가, 어떤 제스처를 취해줘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왠지 더 물어봐야만 할 것 같다.
“와인 맛이 어땠어요?”
“좋았어요.”
“실내는 어떤가요?”
“편안하고 좋아요.”
“음악은요?”
“클래식이 아니라 재즈가 흘러나와서 마음에 들어요.”
잠시 눈이 움찔한 듯하다가 이내 곧 사그라진다.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 여자는 분명히 재미없는 여자라고 생각이 든다. 한쪽 귀에서는 다른 팝송이 흘러나온다. 다른 노래에 대한 반응도 전혀 없다. 그런데 자꾸 자극하고 싶게 만들어버린다. 그래서인지, 로베르토는 자신도 모르게 못된 마음이 들어버린다. 언젠가 또 올 손님인데도.
“당신, 참 재미없는 여자네요.”
“……알아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그녀가 이내 답했다.
“내 말에 상처 받았나요?”
그래도 자신이 내뱉고도, 그녀에게 미안했는지 로베르토는 그녀의 눈치를 보면서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힘없이 웃어 보였다.
“큰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는 그런 작은 상처에 크게 동요하지 않아요.”
그 말에, 로베르토의 가슴이 찌릿하다. 큰 상처. 이 여자도 상처를 받았나? 하지만 자신의 상처보다는 크지 않겠지. 로베르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제는 조용히 음악을 들었다. 어느새 검푸르게 되어버린 하늘 아래에서 선선한 바람결과 함께, 그리고 이름 모를 여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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