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안 되는데.”
세호는 서글프게 중얼거리며 그녀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원탁을 사이에 두고 공주의 얼굴이 천천히 다가왔다.
문득 충격적이었던 첫 입맞춤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담장 아래서 따귀를 얻어맞고, 그때도 그녀는 이렇게 대담했었지.
품에 뛰어든 작은 새는 참으로 용감했다. 그리고 상처를 주었는데도 날아가 버리지 않고 다시 돌아왔다. 대체 나 따위가 무어라고, 뭐길래 이리도 자꾸만 품에 돌아오는가. 아프지도 않던가.
세호는 그대로 다가오는 공주의 입술을 보았다. 선이 뚜렷한 그녀의 입술이 살짝 벌어져 유혹하듯 천천히 내려왔다.
순간, 봉인이 풀린 듯 세호는 공주의 턱을 움켜쥐고 거칠게 입술을 빼앗았다. 입술에 바른 연지가 엉망으로 뭉개지면서 턱이며 뺨으로 번졌다.
영혼이라도 빼앗을 듯한 난폭한 입맞춤에 그녀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전신으로 파고드는 세호의 땀 냄새가 온몸을 전율케 했다.
세호의 억센 손이 공주의 목덜미를 잡아끌어 강하게 입맞춤을 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상 위의 접시들이 밀려나 술병과 술잔들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져 깨지고 박살이 났다.
공주는 무자비하게 자신의 입술을 덮쳐 오는 세호의 단단한 입술을 느끼며 환희에 파르르 눈을 내리감았다.
뜨거운 혀. 강인한 입맞춤.
정복당하는 듯한 끔찍한 전율에 그녀는 취했다.
세호는 철저하게 만족할 때까지 공주의 도톰한 입술을 빨아 당기며 그 따듯하고 부드러운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공주의 몸이 격랑에 내던져진 것처럼 제멋대로 흔들렸다.
“하! 학!”
입맞춤이 격렬해지자 두 사람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공주는 다리가 후들거려 원탁에 반쯤 걸쳐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손바닥에 청철릭에 감싸인 세호의 단단한 어깨 근육이 만져졌다. 그것을 홀린 듯이 어루만졌다. 그러자 입맞춤이 다정하게 변했다. 입술을 부드럽게 빨아들여 머금고 혀를 깊이 넣어 아득하도록 깊게 입을 맞춰 왔다. 다급해진 그녀가 손을 뻗어 세호의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넣어 제게로 끌어당기자 그는 그녀를 들어 원탁 위에 앉히고 재빨리 두두/兜兜(가슴가리개)를 풀었다. 순간 드러난 뽀얀 가슴. 분홍빛 유두에 사내의 눈에 불이 붙었다.
“읍!”
그러자 부드럽던 세호의 입맞춤이 다시 거칠어졌다. 그녀는 격렬하게 파고들어 오는 세호의 무게에 눌려 입을 크게 벌렸다. 허리가 꺾일 듯 젖혀지고 목젖까지 들어온 세호의 혀에 부드러운 입속이 거칠게 유린당했다. 가슴을 동여매지 않은 공주의 터질 듯이 봉긋하게 부푼 가슴에 세호의 손이 닿았다. 가슴을 덮은 커다란 손은 사뭇 거칠었다. 젖가슴을 움켜잡고 솟아오른 정점을 잡아 아프게 비틀었다.
공주는 화들짝 놀라서 세호를 보았다.
“음!”
세호는 눈앞에 드러난 새하얀 젖가슴에 탐욕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의 시선이 머물러 있는 곳을 내려다보며 공주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간신히 걸쳐져 있던 붉은 치파오가 흘러내리며 봉긋한 가슴을 드러낸 상태였고, 그 정점에 자리한 분홍빛 젖꼭지가 창피할 정도로 빳빳하게 곤두서 있었다.
“귀여워.”

언제나,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좋은 이야기꾼으로 남고 싶습니다.

출간작/
[돌발 상황] [적과의 동거 1000일] [피렌체에서 칠일]
[비단속옷] [영혼의 방아쇠를 당겨라] [불멸의 새]
[어수룩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다] [꽃잠]
[그해, 오사카에 내리던 봄비] [카라부란] [미궁]
[청담동 오두리][조선춘화]외.

미디어 리뷰가 없습니다.

별점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