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최고의 살수, 백염과 칼을 겨눈 운명의 여인!

중원에서 알아주는 무가(武家)인 천영검가. 그 가주의 딸인 여원은 천영검가에서 일류 검객들로만 구성된 비호영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던 중 수세에 몰려 적들에게 겁탈당할 위기에 처하고, 그때 홀연히 한 사내가 나타나 순식간에 그녀를 구해 준다. 하얀 천으로 두 눈을 가리고 있던 묘령의 남자. 알고 보니 그는 중원에서 최고로 꼽히는 자객, 백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여원의 연판장을 훔쳐 갔다는 것. 하여, 결국 그녀는 백염에게서 연판장을 다시 되찾아 오라는 명령를 받게 되는데….

▶잠깐 맛보기

하반을 바라보던 여원의 가슴이 조금씩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설마, 이자가 백염인 걸까?

“감추고 싶은 게 무엇이지? 네가 평범한 무희가 아니라는 것? 아님 누군가를 몰래 찾고 있다는 것?”

“그리 깊은 통찰력이라면 제가 누구를 찾는지도 잘 아실 텐데요?”

“누구를 찾는지보다 왜 찾는지가 더 궁금한걸.”

“제가 찾는 이가 맞는지 확인하기 전엔 말씀드릴 수 없답니다.”

“네가 찾는 이가 적련방에 있다면 내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내가 그곳의 방주이니.”

여원은 아까 보았던 그의 기괴한 눈 색깔이 떠올랐다. 이질적이면서도 어쩐지 신비롭게 느껴지던……. 지금도 그 아름다운 은빛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걸까?

“백염이란 자객을 찾고 있습니다. 돌려받아야 할 물건이 있으니까요.”

“상인에게서 자객을 찾다니 어불성설이군.”

“상인이면서 자객단을 거느린 방주가 더 기괴하지요.”

아까부터 두근거리던 심장이 이제 걷잡을 수 없이 뛰기 시작했다. 연꽃 향기에 섞여 낯설지 않은 체취가 그녀를 감싸안았다.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맞죠? 당신이…… 백염……, 읍!”

그러나 마지막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여원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한순간의 일이라 그녀의 몸이 기우뚱 그에게로 쓰러졌고, 그는 뒷머리를 끌어안고 다시금 입술을 겹쳐 왔다.

▶목차

서장(序章).

제1장. 취한 혼(魂)

제2장. 꽃을 품다

제3장. 마음 흐르는 대로

제4장. 백일몽

제5장. 마음을 봉하다.

제6장. 어쩔 수 없는 정(情)

제7장. 화우(花雨)

외장(外章). 달콤한 칼날

* 이 전자책은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꽃무릇〉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