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을 잃고 결혼을 선택한 새지는 결혼 7년만에 이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혼자 운영하던 카페에서 열아홉의 소년 지헌을 만나게 됩니다. 항상 밝고 명랑한 지헌이었기에 새지는 그로인해 따분하고 우울한 일상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7년전 떠났던 첫사랑 인호가 돌아오면서 부터 그들의 갈등은 시작 됩니다. 지헌을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설마하는 마음때문에 지헌에게 향한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고 믿는 새지이지요.

이 소설의 여주인공 새지는 첫 사랑과 어린 소년의 사이에서 수많은 고민을 하는 인물입니다. 제대로된 사랑을 해보지 못한 탓에 스물 여섯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새지의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주인공 지헌은 아픔을 타인에게 드러내지 않으려 항상 밝게 행동하는 아이 입니다. 제 아무리 어른 스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열아홉이라는 나이는 아직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어린 나이겠지요.

과연 새지는 첫사랑 인호와, 어린 지헌 중에서 누구를 선택 하게 될까요?





본문발췌글



“지헌아, 너는 왜 자꾸 거짓말만 해.”

또다시 자신의 말에 부정을 하는 새지의 모습에 지헌의 맥이 탁 풀려 버렸다. 애써 진심을 이야기해도 도통 믿으려 들지 않고 ‘여기서부턴 다가오지 마’하고 선을 그어버리는 새지였다. 지헌은 새지가 어쩌면 라디오에서 한 고백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른 척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헌의 손에 잡힌 새지의 손목이 천천히 빠져나갔다. 지헌은 아무 말 없는 자신에게서 시선을 떼 뒤를 도는 새지를 다시 한 번 돌려세워 망설임 없이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갑작스런 지헌의 키스에 그녀가 놀란 듯 아무런 미동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지헌은 문득 자신과의 키스 또한 부정할 것 같은 예감에 두려움이 앞섰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의 키스였지만 두근대는 설렘보다는 두려움과, 공허함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정신을 차린 새지가 어깨가 움찔거리며 작은 힘으로 지헌을 밀어냈다.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어떨 덜한 표정으로 자신의 붉은 입술만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아줌마는 왜 자꾸 내 말은 믿지 않는 건데, 나중의 상황이 두려워 회피만 하고 있는 거 아냐?”

“…… 그런 걸지도 몰라. 나 사실 그때 그 라디오 들었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장난 인줄 알았는데 진심이었구나. 나 지금 있잖아. 그러면 안 되는 데 사람이라 나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어. 네가 날 그렇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기에 선배를 모함하는 거라고.”

“…….”

“물론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할게. 그리고 선배에 대한 일은……. 내가 직접 듣기 전까진 믿지 못하겠어. 전부 부정할게. 네가 내게 했던 그 행동도.”

그녀를 담은 새까만 눈동자가 심하게 일렁이고 있는 지헌과는 달리 냉정하게 침착한 목소리를 유지하며 말하고 있는 새지였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마음속은 누구보다 더 심하게 두근대고 있었다. 마치 100미터 달리기 경주를 하기 위해 총성을 기다리고 있는 심정이었다. 새지가 조용히 손을 들어 자신의 입술을 매만졌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입술은 차갑기 짝이 없었는데 느낌은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렸다. 아직까지 지헌의 입술과 포개어져 있는 것 같았다. 지헌과의 입맞춤, 아니 지헌의 앞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두근대는 심장을 부정하고 싶었다. 서른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에 새파랗게 어린 소년과의 사랑이라니 인정할 수 없다.

“그러니까 지헌아, 혹시라도 날 향한 마음이 진심이라면 여기서 그만 뒀으면 좋겠어.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랑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거든……. 나 한번 버림받아서 정말 이번에는 편안하고 따듯한 삶을 살고 싶어…….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

냉정하게 말하던 새지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무 말 없이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뜨리고 있는 지헌의 모습에 가슴이 메어져 왔다. 그런 지헌의 모습에 자신보다 더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으니까 라고 자기 위안을 하는 새지였다.

“지헌아, 너 좋은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계속 좋은 사람으로 있어줘.”

지헌은 우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난도질을 하는 것처럼 아팠기 때문이다. 그녀의 앞에선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진실을 말했다고 하늘에 맹세를 할 수 있건만 그녀는 알아주지 못했다. 지헌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오기 시작했다.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아줌마, 마지막으로 딱 한 가지만 물을게.”

줄 곧 바닥을 향하던 지헌의 시선이 새지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의 두 동공은 심하게 일렁이고 있었지만 부단히도 울음을 참는 모습이었다.

“진심으로…… 나 아줌마한테 그냥 좋은 사람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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