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하고 평범하기만 했던 소영에게 원치 않는 사랑이 찾아왔다 상처만 남기고 떠나버렸다.
그 상처로 인해서 복수를 원하게 된 그녀, 그리고 그녀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남자 현균. 소영은 복수를 위해 고작 페인트공인 그에게 가짜 애인 역할을 부탁하게 되는데…….

“보시다시피.”
남자가 멋쩍은 듯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 그제야 그의 옷차림으로 시선을 내리던 소영은 지난여름 침수 사건 때문에 C.T실의 바닥을 높이고 페인트칠을 다시 할 것이라는 말을 다른 직원들에게 우연히 들었던 사실이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 남자가 입고 있는 빛바랜 청바지와 군데군데 페인트 얼룩이 묻은 긴팔의 체크무늬 셔츠를 보니 그가 공사를 위해서 병원에 온 인부라는 사실에 다른 부연 설명은 필요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옷차림이 아닌 외모나 전체적인 분위기만을 본다면 그는 일용직으로 이런 일을 할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큰 키와 균형 잡힌 근사한 체격뿐만 아니라 깔끔하고 지적으로 보이는 얼굴 분위기 덕분에 그는 어느 곳에 있어도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일에 익숙한 사람일 것 같았다. 아마 그녀도 그가 지금처럼 페인트칠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조금 더 근사한 조건에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예상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그리고픈 모든 사랑을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없듯이, 아직은 제 자신도 몇 줄의 정의로는 소개를 하기가 힘이 듭니다. 하지만 언제나 제가 만들어 낸 모든 주인공들을 매 순간 미친 듯이 사랑하며 글을 쓰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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