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좋은 놈 > 의 이야기는……

30살 시나리오 작가 서운하.
그녀는 전공인 스릴러가 아닌, 처음 써보는 멜로물에 자신이 출연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것도 악마 같은 초특급 배우 초은준의 계략에 걸려서 말이다.


감독은 ‘최대한 다정하게’를 주문하며 액션을 외쳤다.
“액션!”
운하와 은준은 서로 바라보며 감미로운 미소를 지었다. 연기이긴 했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러나 상대방의 얼굴을 쳐다보는 두 사람은 속으로 콧방귀를 끼며 둘 다 동시에 입을 열었다.
“가증스러운!”
어차피 목소리는 녹음되지 않으니 스텝들에게만 들리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었다. 은준은 다정하게 운하의 허리를 껴안았다. 그런데 너무 힘을 주어 안았는지 운하의 허리가 뒤로 확 휘어졌다. 운하는 은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봐요. 초은준씨. 힘자랑할 일 있어요? 살살 좀 해요.”
운하는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는 은준의 손길을 느끼고는 웃으며 말했다.
“좋게 말할 때 손 치워요. 거기까지 안 나와.”
사실 통나무집 창문으로 촬영이 되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허리 밑으로는 화면에 나오지도 않았다. 은준은 피식 웃으며 운하의 엉덩이에 있던 손을 올려 운하의 가슴을 지그시 눌렀다.
“그럼 여기는 나오지?”
운하는 점점 은준의 몸에 반응하는 자신의 몸뚱어리를 저주하며 한 손으로 부드럽게 은준의 손을 잡아
더 이상 그의 손이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지 못하게 했다.
은준은 웃으며 운하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리고는 혀로 운하의 입술을 열기 위해 살짝 핥았다. 운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눈을 딱 감고는 입술에 힘을 주어 꼭 다물었다. 은준은 자신의 예상대로 입술이 열리지 않자 이번에는 운하의 입술을 깊게 빨아들였다. 그리고 동시에 운하의 엉덩이를 자신의 하체 쪽으로 끌어당겼다. 운하는 엉덩이가 끌려가면서 은준의 솟아있는 남성에 자신의 하체가 닿자 눈이 커지면서 입을 열고 말았다.
“초은준. 읍…….”
운하가 항의의 말을 뱉어내기도 전에 은준은 운하의 입속으로 혀를 들이밀어 그녀의 혀를 찾아 부드럽게 휘감았다. 운하의 두 손이 은준의 가슴을 밀어내기 시작하자 그는 입술을 움직여 그녀의 목덜미로 내려가면서 속삭였다.
“여기서 NG 내고 싶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거야? 기꺼이 도와주지.”
운하는 은준이 자신의 몸을 밀어내려 하자 얼른 은준의 허리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아, 아니야. 계속 해요.”


34살 대한민국 초특급 배우 초은준.
그녀는 분명 10년 전의 그녀였다. 연기의 천재. 그런 그녀가 작가가 되었다고?
10년 만에 그의 눈앞에 나타난 그녀를 그는 이제 붙잡고 싶어졌다. 좋아. 이제 그녀를 접수하겠어.


“당신과 연기를 하고 싶어. 그뿐이야.”
“난 서운하야. 시나리오 작가 서운하. 다 때려 칠 테니까 그쪽 혼자 하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셔. 다신 서로 얼굴 보지 맙시다.”
운하는 은준을 한번 쏘아보고는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다.
“당신 사장이 그렇게 못할 텐데.”
은준의 여유가 있는 한마디에 운하는 은준을 돌아보았다.
“무슨 뜻이야?”
“이 작품 못하면 당신 회사 파산이란 뜻.”
도대체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운하는 은준의 곁으로 와서 은준의 멱살을 잡았다.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아무것도. 당신 사장이 너무 도박을 좋아하는 게 탈이지.”
순간 운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절대로 은준에게 눈물을 보여줄 순 없었다. 그녀는 눈물이 흐르기 전에 한 손으로 자신의 눈을 쓱 문질렀다. 그 순간 은준은 몸을 휙 돌려 운하를 벽에 밀어붙이고 자신의 두 팔 안에 그녀를 가두어 버렸다. 운하는 놀라 은준의 가슴을 힘껏 쳤지만 은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쁜 자식.”
은준은 운하의 눈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그녀의 입술을 자기 입술로 덮어버렸다.

* 필명 ; 정 운.
* 활동 닉네임 ; 유리포시.
* 활동무대 ; 로망띠끄.
* 거주 ; 해운대 바닷가.
* 쓴 글 ; 사랑하기 좋은 놈 (로망띠끄 이북 출간)
* 메일 ; won00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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