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로 젖는 밤 3권 (완결) - 로맨스 소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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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독자평점	: [참여수 3명]
듣기기능	: TTS 제공
ISBN	: 979-11-300-5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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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무명배우 김영원.

그녀가 간절히 바라던 배역을 오랜 앙숙이 가로챘다.

그것도 재벌 후원자의 힘을 등에 업고.

가만두지 않겠다며 쫓아간 곳에서 영원은 ‘후원자’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분에 차 그를 입술로 들이받아버린다.

그런데 ‘이 남자’ 그 ‘후원자’가 아니란다.

그보다도 훨씬 무서운 남자였다.

-본문 중-

“그러니까 저 그렇게 더럽지는 않으니까,”

영원은 횡설수설 변명했다.

어느새 태건이 새카맣게 가라앉은 눈으로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태건이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너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거 알고 있어?”

태건은 영원이 제 입술을 핥는 순간, 비로소 자신이 내내 먹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자신이 먹고 싶었던 건 그따위 싸구려 음식들이 아니었다.

이 여자의 입술.

영원의 입술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깨닫자마자 태건은 거칠 게 없어졌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영원의 뒷덜미를 낚아채 입술을 집어삼켜버렸다.

2. 작가 소개

젤리펫

쫀득쫀득 젤리를 좋아하는 젤리펫입니다.

3. 차례

#10

#에필로그

#외전 1

#외전 2

#특별 외전 1

#특별 외전 2

4. 미리 보기

거세게 내려치던 폭우는 그쳤으나 부슬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태건에게 꼭 매달려 있던 영원이 물었다.

“저 여깄는 줄은 어떻게 아셨어요?”

“조연출이라고 메시지 보냈잖아.”

“저는 대표님이 일부러 제 문자에 대답 안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럴 리가. 휴대전화에 신경 쓰지도 못할 만큼 머리가 아팠어.”

“병원은 가보셨어요?”

영원은 자꾸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그가 걱정되었다. 태건에게선 아무런 답이 없었다.

둘 사이엔 다시금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후회스러운 게 너무 많았다.

특히나 이 남자에게 고백하지 못했던 것.

그따위 계약서 때문에 화낼 시간에 나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말 한마디 하지 못한 것이 그렇게 후회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기회가 왔다.

태건에게 고백할 기회가. ‘조난’ 촬영은 이번 주가 마지막이니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다.

영원이 태건에게 고백하기 위해 입을 막 떼려던 때였다.

“이딴 곳에서 고백할 줄은 몰랐는데,”

불쑥, 태건이 화난 듯한 음성으로 말을 꺼냈다.

“……?”

“……좋아해.”

순간, 세상이 멈춰버렸다.

젖은 숲 내음도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방울도 쌀쌀한 공기마저도.

“사랑한다고.”

흠뻑 젖은 태건의 뒤통수가 보였다. 그제야 그가 하는 말이 머릿속에 입력되었다.

지금 이 남자에게 고백받은 것이다.

“대표님이……. 절 좋아한다고요?”

태건은 대답하지 않았다. 부정하는 게 아니라 할 말을 고르는 듯 보였다.

영원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태건은 지금 화난 것도 짜증 난 것도 아니었다.

이 남자, 답지 않게 잔뜩 긴장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계약서는 내 실수야. 네가 조인우 좋아하고 있다니까 마음이 급했어. 다시 정정할게. 3년만 기회를 줘. 네 마음 바꿀 수 있는 기회.”

언제나 느긋하던 남자는 자신의 초조함을 감출 생각 따윈 없다는 듯 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러다 영원이 대답이 없자 다급하게 덧붙였다.

“그것도 싫으면 1년. 그 이하로는 안 돼.”

영원은 숨 쉴 틈도 없이 튀어나오는 태건의 이야기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 남자가 날 좋아한단다.

아니, 근데 내가 인우 선배를 좋아한다고?

영원은 뒤늦게 중대한 오류를 깨닫고 한쪽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자, 자, 잠깐만요! 제가 인우 선배를 좋아한다뇨?”

그때까지도 앞만 보며 저벅저벅 걸어가던 태건의 걸음이 우뚝 멈춰 섰다.

태건이 한숨처럼, 또는 그놈 이름을 입에 담기도 짜증 나는 것처럼 읊조렸다.

“그놈은 머릿속에서 최대한 빨리 지우는 게 좋을 거야.”

아무래도 대화가 계속 겉도는 것 같았다.

“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대표님인데요.”

영원은 이건 아닌 것 같아 우선, 자신의 속마음을 툭 터놨다.

그 순간, 태건의 손에 힘이 풀린 듯 영원이 스륵 미끄러졌다.

그녀가 으악! 비명을 지르며 태건의 목을 끌어안자 태건이 황급히 엉덩이를 받쳤다.

고백하자마자 내팽개쳐질 뻔하다니.

영원이 펄떡펄떡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있을 때 태건이 꽉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다시, 다시 말해봐.”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대표님이라고요.”

수백 번도 더 얘기해줄 수 있었다. 영원은 태건을 더 꽉 끌어안으며 한 번 더 속삭여줬다.

대표님요.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태건 씨 당신이라고요.

태건은 영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성큼성큼 걸어가 나무 둥치 옆에 그녀를 앉혔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고 진실을 확인하려는 듯 새카맣게 가라앉은 시선을 맞춰왔다.

“그럼 밤마다 꿈꿨다는 남자는 누군데.”

“그것도 대표님요.”

처음부터 이 남자뿐이었다. 처음 만났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제 보니 태건의 몰골도 말이 아니었다. 흠뻑 젖어서 흙탕물도 여기저기 튀어 있었고, 눈엔 실핏줄이 가득했다.

영원은 어쩐지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다시없을 이 순간에, 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활짝 웃으며 말해줬다.

“밤에도 낮에도 제 머릿속엔 온통 대표님뿐이었어요.”

영원의 고백에도 태건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목구멍이 턱 막혀버린 사람처럼 입술만 달싹였다.

눈동자는 떨림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너무 심각한 그의 표정에 영원은 살짝 의아해졌다.

‘왜지? 내가 못 할 말이라도 했나.’

나 좋아한다며. 또 뭐가 아닌 건데. 영원이 걱정스레 왜 그러냐 물으려는데 태건이 입을 열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못 업고 가겠어. 잠깐 쉬었다 가자.”

그럴 때가 아닌데, 영원은 풉! 웃고 말았다. 천하의 성태건이 다리가 풀려 못 걷겠다니.

그러나 그 웃음기는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태건의 얼굴이 점차 가까이 다가왔다. 영원이 지그시 눈을 감자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맞물렸다.

두어 번 촉, 촉 젖은 소릴 내며 떨어져 나간 입술은 금세 다시 맞붙어왔다.

“나 정말 개새낀가 봐.”

그가 입술을 붙인 채 달게 속삭였다. 쏟아지는 그의 숨결이 간지러워 영원은 어깨를 움츠렸다.

“정말 금방 일어나려고 했는데, 키스가 하고 싶어졌어.”

그의 상체가 조금 더 영원 쪽으로 기울었다. 영원의 등이 나무 둥치에 턱, 하고 부딪쳤다.

솔직히 말하면, 영원이야말로 지금 당장 태건을 느끼고 싶었다.

이제 이 남자를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을 것이다. 죽음을 목전에서 경험하고 나니, 사랑하기도 모자란 시간이란 걸 깨달았다.

영원은 망설임 없이, 먼저 그에게 깊게 입술을 맞췄다.

영원의 허락이 떨어짐과 동시에 참고 참았던 인내가 폭발하듯 격렬한 키스가 이어졌다.

태건이 혀가 입안 전체를 헤집었다. 습기 가득한 공기 때문인지 숨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졌다.

영원이 잠시 쉬어보려 했지만, 그의 혀는 끈질기게 쫓아와 그녀를 옭아맸다.

다시는 놓아줄 수 없다는 듯이. 이젠 벗어날 수 없다는 듯이.

결국, 영원이 태건을 안심시켜주듯 그의 어깨를 쥐고 나서야 격하게 그녀를 탐하던 혀가 조금 더 뭉근하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습기 가득했던 키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달콤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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