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을 잡아먹는 방법 (외전 1) - 로맨스 소설 추천

[eBook]주인님을 잡아먹는 방법 (외전 1)

차혜영 지음도서출판 가하2024.07.17979-11-300-48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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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0-48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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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주인님. 제 몸도, 마음도 전부 가져가주세요.”

‘클레르몽의 미친개’ 테오도르. 드디어 보호자가 있는 미친개가 되다. 고된 역경을 넘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엘과 테오도르에게 순탄히 않은 나날들이 계속되는데…….

고귀한 주인 엘과 미친개 테오도르의 밀당 가득한 조련 생활의 행방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이성이 없을 거예요.”

“그대에게 이성이란 것이 언제 있었나?”

“제멋대로일 거예요.”

“항상 그랬으니 걱정하지 말도록.”

모든 걸 받아주겠다는 듯 웃는 엘을 보고 있으면 모든 감각이 날카롭게 일어섰다.

“사랑하는 나의 테오.”

2. 작가 소개

차혜영(차혜英)

4월 21일, 황소자리. 파워풀한 제철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좋아하는 건 (비리지 않다면)먹는 것. 싫은 건 확실하지 않은 것. 취미, 기록하기.

본진은 잊지 않았으나, 요즘은 오마이걸이 너무 좋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행-복)

자주 하는 말, “배고파.”, (점심 먹으면서)“엄마, 저녁 뭐 먹어?”

블로그 운영 중, http://blog.naver.com/cjaa1002

▣ 출간작

덕후와 마법사

소공자 길들이기

골방마녀와 로맨스

붉은 달 아래, 소녀

귀문의 신부

달의 서커스

사자님은 비정규직!(공저)

3. 차례

Encore, 현재

#1. 내 주인님이 날 너무 좋아해서 곤란해!

#1.5. 아아, 주인님 제 몸도 마음도 전부 가져가주세요.

#2. 빠른 포기는 정신건강에 이롭다.

#3. 익숙하다고 해서 고통스럽지 않은 건 아니다.

#3.5. 니가 아닌 다른 사람 섬기지 못해.

#4. 개 키우는 집엔 “속지 마라, 아침에 빠빠 줬다.”라는 말이 있다.

#4.5. 누나가 아침 줬는데도 엄마, 아빠한테 안 먹은 척해서 아침에만 세 끼 먹은 강아지가 있기 때문이다.(실화)

#5. 보름달이 뜨는 밤, 왕녀는 깊은 잠에 들고

Encore, 과거

#1. 이름 붙이고 싶지 않은 감정

#2. 첫 월급

#3. 나의 모든 것은 주군을 위하여 혹은 흐르는 물과 구름처럼

#4. 내가 가는 길은 오로지 주군께서 가시는 그 뒤

Encore, 미래

#1. Touch Me Like That

4. 미리 보기

“사랑하는 나의 테오.”

파란 눈이 코앞에서 반짝거리는 순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그간 지나온 모든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처음 사랑에 빠지던 순간.

멍청하게 바라만 보던 시절.

마음을 다 비웠다 여겼는데 얼굴을 보자 다시 사랑할 수밖에 없던 순간.

엘의 죽음을 무력하게 바라만 보던 그때.

다시 사랑에 빠지던 날로 돌아온 순간.

저 마음속에 자신의 자리 따위 없는 걸 알면서도 다시 속수무책으로 사랑에 빠지던 순간.

마지막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 따위 두렵지 않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엘.

“내가 말하지 않나.”

그 모든 순간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둘은 어느새 성직자 앞에서 서로의 두 손을 잡고 있었다.

“그대를 영원히 사랑한다고.”

“아…….”

새하얀 결혼식 예복에 푸른 망토를 두르고 은 월계수 관을 쓴 엘은 보면 볼수록 믿기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다시 눈앞의 사람이 죽는 그 순간으로 돌아갈까 두려워 눈을 깜박이지도 않고 말했다.

“사랑해요. 사랑하고 있어요.”

바보처럼 다급히 말했다. 살아 있는 엘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 아, 이보다 더 달콤한 목줄이 또 있을까. 그런데 눈가는 왜 이렇게도 뜨거운 건지. 숨이 벅차올랐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엘의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 분명히 살아 있는 사람의 손이었다. 뺨을 만졌다. 차갑지 않고 따뜻했다.

“자, 두 사람은 신과 증인들 앞에서 맹세의 키스를.”

이 곁을 꿈꾸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게 숨기고 또 숨긴 꿈이었다. 안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꿈꾸었다. 꿈을 꾸는 동안 수없이 고통스러워도 놓을 수 없었다.

너무도 달콤한 꿈이라, 감히 연인이 되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는데 그 이상이라니.

꿈이 이루어진 것도 모자라 그 너머까지 보게 된 순간, 테오도르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달빛 아래 둘만 서 있는 것 같았다.

엘이 가볍게 그의 손바닥에 입을 맞추었다. 다정한 애정표현이었다. 연인이 된 후 몇 번이나 애정표현을 받았지만, 이번 것은 달랐다.

새파란 눈이 어딘가 날카롭게 빛났다.

“꿈꾸어도 된다.”

그리고 엘이 낮게 속삭였다. 목줄이 풀리고 입마개를 빼는 그 순간보다 더한 흥분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너무나 격한 흥분을 어떻게 할지 몰라서 천하의 미친개가 덜덜 떨며 다가갔다.

엘은 차분히 사랑스러운 그가 다가오길 기다리며 다시 한번 속삭였다.

“아니, 날 더 꿈꿔라.”

그리고 웃었다. 흔들리지 않는 그 눈빛은 자신이 처음 엘에게 빠지던 그 순간의 그것이었다. 그 눈빛이 향한 곳은 자신이었다. 몇 번을 다시 보아도 변하지 않는 감동이었다.

“……사랑해요.”

영원을 맹세하는 키스는 누가 먼저 했었나. 귓가에 종소리가 들리는 이 순간, 테오도르는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로써 두 사람은 신의 앞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여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하는 바입니다.”

입술이 떨어지고 드디어 하나로 묶이는 이 순간,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아, 이 순간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억과 이 마음만은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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