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선수 민하유의 열성팬 수란은

경기장에서 팬을 무시하는 그의 실체에 실망하고 악담을 퍼붓고 마는데

그 후로 사고를 당하고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그로 인해 불편한 나날을 보내는 중

병원장 손자의 개인 물리치료사를 하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가택침입죄로 신고하기 전에 썩 꺼져.”

자신만만을 넘어서 오만하기까지 했던 민하유는

휠체어 신세로 그녀의 환자가 되어 나타나고,

“죽는 게 소원이면 내가 죽여주지. 어렵지 않은 일이야. 죽고 싶어? 확실히 말해.”

“앞으로는 당신 몸을 주무르며 대리만족을 좀 해보려고요.”

자신의 재활치료를 위해 왔으면서

죽고 싶다는 그를 죽여주겠다며 목을 조르고

당당하게 성추행을 하겠다는 수란으로 인해 조용했던 그의 일상이 어그러졌다.

한없는 절망에 빠져있던 그를 소란스러운 일상으로 끌어내는 여자 수란.

만만치 않은 두 사람의 엄청난 기싸움과 함께 시작된 재활치료.

반드시 두 발로 서서 그녀를 쫓아내고 말겠다!

[본문 내용 중에서]

“민하유 씨! 어서 문 못 열어요?”

잠시 고개를 돌린 사이에 방으로 들어간 그가 문을 잠가버린 것이다. 울화통이 터지는 수란은 문을 있는 힘껏 두들겼지만 황소고집을 자랑하듯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여분의 열쇠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있다면 그가 챙겼을 거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임으로 열쇠를 찾아 헤매는 헛수고는 하지 않았다.

“애도 아니고 정말 유치하게 나올 거예요? 문 열지 않으면 부셔버릴 거예요. 아니면 열쇠아저씨 불러서 따버리고 이 집 열쇠 전부 바꿔버릴 겁니다. 내가 한다면 하는 여자라는 건 바보가 아닌 이상 당신도 알죠?”

뭔가를 던졌는지 안쪽 문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이제부터는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

“좋아요. 부숩니다.”

수란은 뒤로 물러섰다. 도약하는 힘과 반동의 힘을 계산하고 숨을 마시며 기압을 넣고는 몇 발 뛰면서 앞 돌려차기로 힘껏 문을 걷어찼다. 엄청난 굉음이 폭발음처럼 터지며 문이 열렸다. 하지만 수란은 발가락 끝에서부터 찌리릿 전해지는 고통스러운 전율에 발을 내딛지 못했다. 발을 절룩거리면서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수란은 그가 놀라움과 매서운 눈초리로 굳어 있는 것을 보았다.

“무슨 짓을 한 거야?”

“부순다고 했잖아요.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마요. 난 한번 잡은 먹잇감은 절대로 놓치지 않으니까.”

“먹잇감?”

“인간적으로 대해주려고 할 때 받아들이지 그랬어요? 이제부터는 힘으로 할 거예요. 그리고 우리 한 가지 정정할 상황이 있는데 내가 당신보다 더 나이 많거든. 그런데 내가 존칭을 쓰고 당신은 반말을 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존칭 쓰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나한테서도 대우받을 일은 없을 거예요. 전기 치료할 거니까 고분고분 치료실로 가지.”

[프로필]

김조희

아이쇼핑을 좋아하고

책 읽는 것을 즐기며

글 쓰는 것을 사랑하는 여인.

출간작

[사랑의 해법] [돼지 목걸이] [천사가 있는 세상]

[목차]

프롤로그

1장. 거친 재회

2장. 고집불통들

3장. 삐뚤어진 호감

4장. 솔직한 마음

5장. 재생되는 상처

6장. 불안한 설렘

7장. 과장된 무심함

8장. 복병 등장

9장. 사랑을 위하여

10장. 각자의 마음

11장. 갑작스러운 이별

12장. 그리움의 의미

13장. 인도된 사랑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