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뉴욕

그들은 쓰레기더미에서 그녀를 발견했다. 쥐들이 그녀를 에워싼 상태이긴 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 소년들 편이었다. 쥐 두 마리가 보자기가 씌워진 바구니를 미친 듯이 갉아대는 사이 또다른 세 마리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바구니 옆쪽을 뜯어내고 있었다. 쥐들은 젖냄새와 달콤한 살냄새를 맡고는 미쳐 날뛰었다.
그 골목은 소년 패거리의 집이었다. 네 명의 소년 가운데 셋은 나무상자와 짚으로 만든 침대에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밤새도록 도둑질과 사기와 싸움에 지친 탓에 그들은 아기의 가냘픈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다.
더글러스가 아기의 구세주였다. 소년 패거리 가운데 네 번째 멤버인 그는 골목의 좁은 입구에서 보초를 서다가 망토를 둘러쓴 여자를 보았다. 그 여자가 바구니를 들고 골목 어귀에 황급히 들어섰을 때, 더글러스는 동료들에게 최대한 부드럽고 낮은 휘파람을 불어 사태를 알리곤 낡은 위스키 통 뒤에 몸을 움츠렸다. 여자는 입구에 잠시 멈춰서 어깨너머로 거리 쪽을 수상쩍게 힐끔거리고 나서 골목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왔다. 여자는 갑자기 뜀박질을 멈추더니 피라미드 모양으로 수북이 쌓인 맞은편 쓰레기더미 쪽으로 느닷없이 바구니를 내던졌다. 바구니는 꼭대기에서 약간 벗어난 옆쪽에 떨어졌다. 여자는 내내 낮은 소리로 뭔가를 중얼거렸는데, 바구니 속에서 나오는 또다른 소리에 섞여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더글러스는 바구니에서 나오는 소리가 마치 고양이 울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구니를 한번 힐끗 본 다음, 더글러스의 시선은 골목의 침입자에게 쏠렸다.
여자는 겁을 먹고 있는 게 분명했다. 망또를 이마 밑으로 좀더 끌어내리는 여자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더글러스는 그 여자가 애완동물을 내다 버리며 죄책감을 느끼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늙고 병든 애완동물을 이제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게지. 더글러스는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노인이나 어린아이들 때문에 골치 아프게 되는 걸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큰 문제야, 정말. 더글러스는 고개를 저으며 이런 세태와 특히나 이 여자의 비겁한 행동을 비웃었다. 기르기 싫으면 남에게 줘 버리지 왜 내다버리는 걸까?
순간 여자가 갑자기 돌아서서 거리 쪽으로 다시 뛰었기 때문에 더글러스는 그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여자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여자가 골목 모퉁이에 거의 이르렀을 즈음, 더글러스는 다시 한 번 휘파람을 불었다. 이번에는 좀더 크고, 확실한 소리로.
소년 패거리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아담이 쏜살같이 튀어나왔다. 아담은 도망쳐나온 노예 출신이었다. 더글러스는 바구니를 가리키며 여자가 달아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더글러스는 그 여자의 코트 주머니에 꽂혀 있던 두툼한 봉투를 보고 자신이 일을 벌일 때라는 생각을 했었다. 고작해야 그는 저자거리의 열한 살바기 소매치기에 불과했다.
아담은 바구니를 가지러 가는 더글러스를 지켜보았다.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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