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신한 연습용 매트에 큰 대자로 엎어지자, 샤넬 리산테르는 순간적으로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인조 인간 코스에게 1점을 내준 것이다. 자기를 쉽게 보지 말라고 코스에게 큰소리까지 쳤는데…….
“왜 그걸 내버려두는 거지?”
등 뒤에서 자드 세 모어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샤넬은 자드 세 모어의 말에 화가 치밀어 다시 씩씩거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모어는 최근에 끝난 9개월간의 ‘세계 탐사 과정’의 졸업 동료 가운데 한 명이었다. 3개월의 휴가를 같이 보내기 위해 샤넬은 생도들을 자기가 태어난 행성으로 초대했다. 조금은 충동적이었던 그 초대에 의외로 많은 생도들이 반응을 보여 왔다.
샤넬만 빼고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열여덟 살이었다. 자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드는 사카안 행성의 하인층인 다라쉬 남자들보다도 작았다. 게다가 나이에 걸맞는 비교적 자그마한 체구와 샛노란 머리카락 그리고 열정으로 반짝거리는 회색 눈동자 때문에 영락없는 소년 같았다. 샤넬의 오빠 달든은 같은 나이였을 때도 훨씬 더 성숙한 어른처럼 보였다.
샤넬은 기다란 금발을 어깨 너머로 탁 넘기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카이스트란 생도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코스는 ‘그게’ 아니야, 세 모어. 내겐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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