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미스 김’, ‘김지영’이었고 지금은 윤지훈인 그녀.

그리고 ‘미스터 김’이었던 김문영.

같은 과거와 다른 사연을 가진 두 사람이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사랑을 기다리는 동생을 위한 단란주점 ‘신데렐라’를 접을 수 없는 지훈과

이를 내보내려는 새로운 건물주 문영의 양보 없는 싸움.

“너와 나, 갑과 을이야. 못 나가겠다고? 그래? 그럼 나가게 하는 방법은 많으니까, 억울하면 네가 갑이 돼.”

“돈 벌려고 그 장사하는 거 아니야. 여자의 꿈이 걸린 문제야. 그러니까 이대로 장사하게 해 줘.”

“만일 네 말대로 해 주면 나에겐 뭘 줄 건데?”

“뭘 원해?”

“나와 삼 개월만 살자. 잘 배운 네가 나 좀 가르쳐 봐.”

신데렐라를 포기할 수 없는 지훈은 문영의 황당한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난, 아니 우린 빌딩에서 나갈 수 없어. 세를 밀린 적도 없고, 물론 턱없이 싼 세에 영업하고 있는 건 인정해. 하지만 나가라니. 차라리 세를 올려 달라고 해.”

“아니, 나가 줘. 현지한테 들었겠지만 다시 말해 주지. 난 내가 가진 건물들이 모두 다 몇 채인지 몰라. 전국에 깔려 있지. 그런데 그 내가 가진 것들 중 그 어느 건물에도 신데렐라 같은 불건전한 업소는 들어가 있질 않아. 내 아버지를 어떻게 주물러서 들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조심해! 난 네 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우리 엄마는 단 한마디 했을 뿐이야. 네 아버지가 빌딩들을 많이 갖고 계시다는 걸 알고 어디 싼 자리 없느냐는 한마디 말이야. 지금 네 말은 나도 우리 엄마도 모욕하는 거야. 사과해.”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누구라도 지금 상황을 보면 나처럼 말하지 않을까? 전직 술집 여자와 홀애비네 집에서 일한 전직 파출부. 누구도 다 나와 같을 거야. 안 그래?”

“뭐라고?”

짝!

지훈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문영을 물어뜯기라도 할 것처럼 달려가, 앉아 있는 그의 뺨을 정통으로 때렸다.

“나를 모욕하는 건 상관없어. 네가 한 모욕! 그래, 네 말대로 그 생활하면서 충분히 들었던 말이니까. 하지만 우리 엄만 안 돼! 너, 참 불쌍한 인간이었구나. 돈이 아무리 많아도 인간은 못 만든다더니, 딱 너한테 맞는 말이었어. 너한테 가져다준 그 음식들 다 버려! 너 같은 인간이 감히 우리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어?”

문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뺨을 맞아 본 적은 많았다. 웨이터 시절, 술 취한 망나니들한테 얼마나 맞았던가. 하지만 여자에게는 처음이었다. 망나니들한테 맞았을 때 아프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런데 지금, 아팠다. 조각조각 난 칼날들이 문영의 얼굴 속으로 들어와 혈관 하나하나를 끊어 놓는 듯 아팠다. 피라도 솟구치는 건 아닌지. 문영은 손을 들어 화끈거리는 얼굴에 가져갔다.

“네가 잊고 있는 것 같은데, 너와 나, 갑과 을이야. 난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갑인 거지. 못 나가겠다고? 그래? 그럼 나가게 하는 방법은 많으니까, 그 매뉴얼대로 하지. 그리고 난 사과라는 걸 해 본 적 없는 인간이야. 지난 십 년 동안 말이지. 왜냐고? 그게 지금 내 위치거든. 억울하면 네가 갑이 돼. 그럼 가능할지 모르겠다.

“너…… 김문영…… 너…….”

“맞아, 난 인간교육을 받아 본 적 없어. 그렇게 자랐거든. 내 뺨 때린 값으로 말해야겠다. 첫 번째 매뉴얼을 하나 알려 줄까? 돈 있는 사람이 너처럼 입바른 사람한테 어떻게 하는 줄 알아? 너 많이 배운 거 내가 알지만, 이건 몰랐을 거야. 내가 그 신데렐라 내보내려고 하면서 너에 대해 조사 하나 안 한 줄 아니? 너희 지금 회사 재무 이사 김인식, 그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기억하고 말았어.”

“뭐라고?”

[프로필]

윤혜인

본명 전은아

“로맨스 소설이 제 운명이라는 것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출간작

[장미의 사슬(전2권)] [마리아] [8년후에(전2권)] [이어폰] [월애(전2권)] [당신의 식탁]

[사랑이 선택하다(전2권)] [계약의 꽃] [당신만을 사랑해] [감 앤 고] [백일동안 첫사랑]

[첫눈아이] [아름다운 복수] [잔인한 진실] [7일간의 계약] [미안해] [기억을 초대합니다]

[착한 고백] [바랄 수밖에] [노란 꽃 사랑]

[목차]

제1장. 장미꽃을 심은 인연의 시작

제2장. 재회를 위한 전주곡

제3장. 아직도 사랑은 과거에 매달렸는데……

제4장. 과거가 살아나는 시간

제5장. 과거는 현재의 거울인 것을……

제6장. 오해하는 사랑

제7장. 서로를 배우는 시간

제8장. 부푼 풍선을 향한 바늘 끝

제9장. 오해를 벗은 사랑

제10장. 과거로부터 받은 허락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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