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유.
톱스타인 강진성의 옛…… 연인.
그리고 지금은 대형 연예 기획사 환희천의 대표, 임은혁의 아내.
짧고도 찬란한 사랑과 무겁고 암울한 현실 사이에서의 뼈아픈 선택.
그 순간의 선택이 이제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강진성.
당대 최고의 가수에서 스캔들 한 번으로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런 그를 그나마 숨 쉴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은 지유의 존재.
그런 그녀가…… 그를 버렸다. 너무 쉽게, 너무 잔인하게.
그리고 이제 다시 톱 가수로 재기한 진성의 앞에 그녀가 나타났다.

▶잠깐 맛보기

“놔줘.”

뜨거운 불에 덴 사람처럼 진성이 지유의 팔을 놓았다. 붙들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음에 틀림없었다.

“넘어질 것처럼 보여서.”

진성이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이유인 줄 알면서도 지유는 굳이 말꼬리를 잡지는 않았다.

“실수로라도 이 먼지 구덩이에 옷을 망치는 일이 생기는 건 너무 아깝잖아. 주인을 잘못 만나긴 했지만 완벽한 원피스인데.”

‘어떻게 이렇게 똑같은 생각을 했지?’
‘주인을 잘못 만난 원피스’에 묻은 먼지를 대충 털어 내며 그녀는 진성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섰다.

“네가 날 자주 웃게 했었다는 걸 잊고 있었네.”

생각한 것을 그대로 입 밖으로 소리 내서 말해 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깨달았다. 심장이 철렁했다.
입술을 깨물고 싶은 기분을 참으며 그녀는 최대한 멀리, 그리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진성에게서 멀어졌다.

“이만 가 봐야겠다. 남편이 기다리고 있……!”

반응할 틈도 없이 진성의 몸이 다가왔다.
난폭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녀의 허리춤을 파고든 커다란 진성의 손은 계절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차가웠다. 온기를 잃어버린 그의 눈동자처럼 차갑고 거친 손.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부딪쳐 왔다.


▶목차

part 1. (개막) 원일점 - 태양이 지구에서 가장 멀어지는 시기.
part 2. 홍염 - 태양의 가장자리에 보이는 불꽃 모양의 가스.
part 3. 플라스마 - 태양의 대기를 채우고 있는 제4의 물질 상태. 기체, 고체, 액체, 어느 것도 아니다.
part 4. 흑점 - 태양 표면에서 다른 곳에 비해 온도가 낮아 어둡게 보이는 부분.
part 5. 모레톤파 - 태양의 채층 위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충격파. 태양의 쓰나미.
part 6. 스펙트럼 - 빛을 파장에 따라 분해하여 배열한 것. 각각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다른 색으로 드러난다.
part 7. 브라운호퍼선 - 스펙트럼 속의 일곱 가지 빛깔 외에 무수히 많은 검은 선들. 빛을 흡수한다.
part 8. 스피큘 - 태양 광구에서 코로나를 향해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바늘 모양의 가스 기둥.
part 9. 태양풍 - 태양에서 우주 공간으로 쏟아져 나가는 대전 입자의 흐름. 자기 폭풍의 원인.

* 이 전자책은 2012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얼음태양〉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미디어 리뷰가 없습니다.

별점남기기